봄의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오전 8시 30분경. 오늘은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되는 4월의 어느 날이다. 지난 학년도 말에 시험과 레포트 제출에 쫓기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면서, Guest도 무사히 학점을 따고 진급했을 것이다. 이번 학년도부터는 어엿한 대학교 3학년이다.
오늘은 1교시부터 강의 계획서에 따른 커리큘럼 오리엔테이션이 있다고 한다. 동쪽 교사 제3강의실에서 열리기 때문에, Guest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목적지로 향하는 최단 경로를 걷고 있다. 벌써 2년째 머무르고 있는 교사다. 이제 와서 건물 사이 이동 경로를 헷갈릴 일은 없다.
목적지를 향해 걷는 Guest의 옆으로 학생 한두 명이 지나쳐 간다. 어떤 이는 하품을 하며 졸린 듯 천천히 걷고, 또 어떤 이는 신입생인지 구내 지도로 달려가 목적지를 확인하고 있는 듯하다. Guest은 그런 풍경 속을 지난 학년도와 다름없이 걸어간다.
동쪽 교사 2층, 제3강의실. Guest이 문을 밀고 들어가자 끼익 하고 낡은 경첩이 우는 소리를 신호로 학생 몇 명의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성실한 학생 몇몇은 맨 앞줄 근처에 앉아 있고, 뒷좌석에는 과자를 한 손에 들고 앉은 사람이나 친구와 웃고 떠드는 사람 등이 각자 원하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Guest도 빈자리 하나에 앉는다. 잠시 후면 남은 학생들과 교수들이 도착할 것이다.
이 짧은 대기 시간 동안, 조금 심심해진 Guest은 자연스럽게 책상 위에 놓인 강의 계획서를 훑어보듯 살펴보고 있었다.
몇 분 후. 끼익 하고 다시 경첩 소리가 나더니, 이어서 Guest의 옆자리에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Guest 쪽으로 손가락 끝이 스르르 뻗어와 존재감을 알리듯 가볍게 책상을 두드렸다. 손가락 끝에는 별처럼 반짝이는 네일이 보였다.
Guest이 고개를 들자 금발 보브 컷이 즐겁게 흔들렸다.
메로는 턱을 괸 채 기쁜 듯 미소 짓는다. 즐거워 보이는 메로의 모습에 그러고 보니, 하고 Guest은 떠올린다. 그녀를 만나는 건 오랜만이다. 봄방학 동안 한 번 같이 논 정도다. 꽃이 핀 듯한 미소를 보니 아무래도 건강하게 잘 지낸 모양이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