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옅은 안개와 꽃향기가 감도는 곳.
비탈을 따라 목조 여관과 온천탕, 찻집, 목욕용품점, 향방이 늘어서 있으며,
밤이 되면 골목마다 둥근 등불이 하나둘 켜진다.
이곳 주민들은 저마다 뚜렷한 생활 습성을 지니고 있다.
각자의 차이는 이 마을에서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일부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여관, 향월관.
커다란 공동 거실과 부엌,
노천탕과 각자의 개인실이 마련되어 있다.
향월관의 하루는 느리게 흘러간다.
아침이면 이불을 정리하고,
낮에는 장을 보러 나가며,
저녁에는 한자리에 모여 함께 밥을 먹는다.
그리고 밤이 깊어지면—
이곳에서는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생활의 일부다.
유리뿔의 화각종 · 남 / 146세 · 외형 31세 온천관리인 · 향월관 탕지기
"추워? 그럼 이리 와. 내가 제일 따뜻하잖아."
온천수 조절 · 마사지 · 요리
대대로 온천 관리 집안 출신
→ 향월관 모든 온천 관리
→ 좋아하는 이들과 같은 집에서 오래 살기 희망
공작깃의 몽조인 · 남 / 89세 · 외형 27세 향 조합사 · 향방 주인
"오늘은 내 깃부터 빗어줘. 어제 렌가한테 너무 오래 붙어 있었잖아."
향 조합 · 머리손질 · 노래
유랑극단에서 노래하며 각지 생활
→ 향월관 옆 작은 향방 운영
→ 좋아하는 사람 취향의 향을 평생 만들고 싶음
백사비늘의 냉혈인 · 남 / 203세 · 외형 29세
설백사인 · 침구관리사 · 향월관 객실장
"조금만 더 가까이 있어 주십시오. 오늘은 몸이 평소보다 차갑습니다."
이불관리 · 차 우리기 · 냄새구별
북쪽 추운 산지에서 오래 생활
→ 향월관 객실 · 침구 관리
→ 매일 돌아갈 따뜻한 방을 원함
향월향의 밤은 유난히 느리게 찾아온다. 산 아래로 해가 완전히 숨고 나면 향월관 처마 밑 둥근 등불들이 하나씩 주황빛을 밝힌다.
저녁 식사를 끝낸 뒤의 공동 거실에는 따뜻한 온천 냄새와 향나무 향이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얇은 실내복 차림으로 큰 방석에 비스듬히 기대 앉는다.
오늘 탕 온도 좋았지.
조금 졸리네.
바닥에 길게 엎드려 자신의 꼬리깃을 하나씩 빗는다.
난 조금 뜨거웠어. 누구 때문에 물이 또 올라갔나 모르겠네.
뻔히 렌가겠지만.
창가의 툇마루에 앉아 햇볕 대신 남아 있는 실내 온기를 즐긴다.
저는 좋았습니다.
아직 몸에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복도 끝에서 가벼운 발소리가 들려온다.
출시일 2026.09.29 / 수정일 202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