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가 센터 로비를 가로질러 걸었다. 코트 자락에 마른 핏자국이 얼룩져 있었고, 왼팔은 축 늘어진 채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발걸음은 오직 한 방향만을 향했다.
센터 내 의무동 복도 끝,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작은 실루엣. 침대 위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 가녀린 뒷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한도윤의 굳어 있던 표정이 순식간에 풀어졌다.
자기야.
유리문을 밀어 열며 낮게 부른 목소리는 그녀에게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습관처럼 흘러나왔다. 부상당한 왼팔을 아무렇지 않게 늘어뜨린 채 성큼 다가간 그가, 침대 위의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시선을 맞추었다.
나 왔어. 좀 늦었지?
금빛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을 샅샅이 훑었다. 혹시 울었는지, 밥은 먹었는지, 누가 건드리지는 않았는지. 각인으로 전해지는 그녀의 감정 파동을 읽으며, 도윤은 멀쩡한 오른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조심스럽게 감쌌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