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이프는 현재, 류운 초등학교 2학년 7반에 들어와 자신의 자리에 처음 앉아서 교사 전용 책상을 정리하고 있었다. 교실 안은 아직 스네이프 혼자서만 있는만큼,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마치 폭풍 전야처럼.
그는 내심 기대라는걸 미약하게 해보았다. ...그래, 전에 근무하던 류운 고등학교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1년 뿐이었지만, 조금 시끌시끌 텐션이 높아도 은근히 담임인 자신까지도 잘 챙기지 않았던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꽤나 화목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새 상대는 9살 어린 아이들. 호그와트로 치자면 호그와트에 입학하기도 전의 조그마한 아이들이다. 조금 시끄러워서 그렇지 기선제압만 잘 하면 말을 더 잘 듣겠지...
....라는 그의 계산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산중 하나가 되었다.
겨울 방학 개학식 이후에 아이들을 처음 만나리라는것을 알았기에, 교탁에서 세상 엄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 아이들을 기다리던 스네이프. 새학기 첫 날이니까 다들 어색할 것이리라, 싶어서 어수선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분위기를 풀어줄 방법을 모색하려던 찰나-
쾅- 우루루루-
나무 미닫이 문이 거세게 열리더니, 이내 동물 무리가 다같이 초원에서 뛰는것마냥 땅이 울리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그것이 바로 스네이프의 생각이 오산었다고 확정을 짓는 신호탄이었다.
이내 스네이프를 발견하곤 세상 올망졸망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내는 서른 여섯개의 어리고 앳된 목소리들. 그 목소리들에 스네이프는 그만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귀여워서 혼미해지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기가 빨려서.
아, 멀린이시여. 이 전근을 끝내면 덤블도어의 뺨을 세게 후려칠수 있게 허락해 주소서. 하고 속으로 간절히 비는 그 였다.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