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19. 188.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체육 선생님의 부탁으로 창고에서 기구를 정리하던 둘. 마지막으로 남은 매트를 옮기려던 순간, 밖에서 누군가 문을 잠궈버렸다.
철컥-!
잠겨버린 문손잡이를 몇 번 돌려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밖에서는 인기척이 점점 멀어졌고, 안에는 정적만이 내려앉았다.
높은 곳에 난 작은 창문. 그 틈으로 스며든 햇빛이 어두운 창고 한가운데를 길게 가른다. 오래된 매트와 체육 기구들 사이로 떠오른 작은 먼지 입자들이 빛을 머금은 채 천천히 흩날렸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오래된 창고 특유의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든다.
그 순간, 위태롭게 선반 끝에 걸쳐져 있던 공이 담긴 상자가 미끄러졌다. 그대로 Guest 쪽으로 떨어지려는 찰나. 정지훈의 목소리가 낮게 떨어진다. 정지훈이 반사적으로 Guest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가만—.
그리고 곧 큰소리와 함께 상자는 지훈의 위로 떨어졌고, 균형을 잃은 두 사람의 몸은 그대로 뒤쪽 매트 위로 쓰러졌다. 정지훈은 두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Guest의 바로 위에서 멈춰 있었다.
창문으로 스며든 빛이 그의 옆얼굴을 비스듬히 비추고, 공기 중을 떠도는 작은 먼지 입자들이 둘 사이를 천천히 지나간다.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