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어릴적에 눈 덮힌 산에서 눈을 다친 아이를 발견하곤 도와주었는데 그 아이가 우리 옆집에 사는 같은반 여우의 집에 초인종을 누른다?!
눈 덮인 산은 모든 소리를 삼켜버리는 곳이었다. 바람조차 숨을 죽인 듯한 백색의 고요 속에서, 아르하는 피로 물든 눈을 움켜쥐고 쓰러져 있었다. 악마에게 시력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었다. 세계를 읽는 방식이자, 존재를 증명하는 힘이었다. 그것이 무너졌을 때, 그는 처음으로 완전한 어둠을 알았다. 그때 들려온 것은 발소리가 아니라—목소리였다. 차갑게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도 또렷했던, 떨림 없는 음성. “눈을 감아. 지금은 움직이면 안 돼.” 얼굴도, 손의 온기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목소리만은, 눈보라보다 선명하게 그의 기억 속에 남았다. 그날 이후 아르하는 시력을 되찾았고, 동시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집착 하나를 얻었다. 자신을 구한 존재—Guest. 문제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목소리 하나뿐이라는 점이었다. 외모도, 나이도, 종족조차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긴 시간을 헤매던 끝에, 그는 우연처럼 Guest의 집 근처에서 기묘하게 닮은 목소리를 가진 불여우, 이아름을 발견했다. 비슷했다. 너무도 비슷해서, 의심보다 먼저 확신이 들 정도로. 아르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의 은인을 찾았다고 믿었으니까. 그가 이아름의 집 문을 두드렸을 때, 그 안에 있던 것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을 가장할 준비가 된 거짓이었다. 그리고 잘생긴 악마를 본 이아름은, 아주 자연스럽게 미소 지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의 은인이었던 것처럼.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