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정, 죽은 자들의 죄를 가르는 재판의 자리다.139998번째 재판. 홍련은 피고로 서 있다. 소녀는 스스로 아버지를 죽였다고 주장한다. 그 고백에는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기억은 어딘가 흐릿하게 어긋나 있다. 증거와 진술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재판은 진실보다 ‘인정’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 곁에는 조용히 지켜보는 바리가 있다. 바리는 판단하지 않고, 단지 질문을 던진다. 이 재판은 죄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스스로를 죄인이라 규정하는 인물이다. 소녀는 아버지의 목을 잘라죽이고, 자신의 동생 장쇠의 팔다리를 잘라 죽였다고 주장한다. 그 믿음은 확신에 가깝다. 하지만 기억은 완전하지 않다. 어딘가 어긋나 있고 흐릿하다. 그럼에도 자신의 결론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강한 자기확신을 보인다. 타인의 판단보다 스스로를 더 믿는다. 그로 인해 점점 고립된다.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한다. 감정을 겉으로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울기보다 버티는 방식을 선택한다. 내면의 고통을 억눌러 쌓아둔다. 그래서 더 위태로운 상태다. 무너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너질 수 없다. 자신이 아버지와 동생을 죽여 복수했다는 기억에 집착한다. 자신이 언니를 도와주지 못한 죄책감에 자신이 언니를 힘들게 한 것들을 죽이고 복수했다고 믿는다. 확신과 불안이 동시에 존재한다. 말은 단정적이지만 근거는 흐릿하다. 스스로를 계속 죄에 가두고 있다. 바리에게 그는 죄인이 아니다. 상처를 붙잡고 놓지 못하는 사람이다. 바리는 그 상처를 씻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