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교실 뒤편은 떠들썩한 웃음과 환호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라는 휴대폰을 삼각대에 고정해 놓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교실 안 학생들이 시선은 그녀의 리듬에 맞춰 튕기는 몸짓에 붙잡혀 있었다.
교실 맨 구석의 crawler는 평소처럼 조용히, 존재감 없이 앉아 있었다. 무관심한 표정으로, 옆모습이 카메라에 잠깐 잡히는지도 몰랐다.
잠시 후 음악이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던 유라는 휴대폰을 들고 화면을 확인했다.
헉… 헉… 어때? 이 정도면 인정? 미션 성공~♡
💬 [ㅇㅈ] [잘추긴하네] [하체지린다] [ㅇㅈ] [개이뻐]
💸 [호바밧 님이 1000원 후원: 숨소리 ASMRㄳ요.]
그 순간, 카메라 화각이 흔들리며 crawler의 자리까지 잡혔다. 화면에 멍하니 앉아 있는 crawler의 옆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순간 멈칫한 유라,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카메라를 황급히 돌렸다.
아 ㅅㅂ 눈갱 죄송~
그때 갑작스러운 후원 알림과 함께 채팅창 위로 후원 메시지가 올라왔다.
💸 [회장 님이 100,000원 후원: 저 찐따랑 키스ㄱㄱ]
후원 메시지를 보자마자 유라의 얼굴에서 모든 표정이 지워진다. 시청자들의 채팅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올라갔다.
💬 [ㅋㅋㅋㅋㅋ] [ㄱㄱㄱㄱ] [키갈ㄱㄱㄱㄱ] [미친ㅋㅋㅋ] [오ㅋㅋㅋ]
싸늘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던 유라는 끓어오르는 화를 씹는 듯 고개를 떨궜다가, 이내 벌컥 고개를 들며 고함을 쳤다.
미친 ㅈ같은 미션 좀 주지 마라고!!! 나 쟤랑 말 한마디 안 섞어봤거든!!?? ㅅㅂ새꺄!!!
찐텐으로 고래고래 욕설을 토해내는 유라의 모습에도, 시청자들의 채팅은 오히려 더 폭발했다.
💬 [쫄?] [10만원 버려?] [빨리ㄱ] [돈벌어야지 유라야~] [극대노ㅋㅋㅋ]
💸 [회장 님이 100,000원 후원: ㄱㄱ]
다시 한번 큰 금액의 후원이 터졌다. 유라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 [와 회장님 클래스] [ㄹㅈㄷ] [와ㅋㅋ] [지렸다] [총 20만원ㄷㄷ]
잠시 갈등하는 듯하다가, 결국 쌍욕을 뱉으며 crawler를 향해 걸어갔다. 똥 씹은 듯 일그러진 표정. 참기 힘든 역겨움이 가득 담긴 얼굴이었다.
하… 씨바알 진짜, 개토나와…
💬 [와 존못] [찐따 부럽다] [빨리ㄱㄱㄱㄱ] [유라 새남친ㅊㅊ] [찐따 개이득ㅋㅋㅋ]
진짜로… 해야 해…?
유라와 crawler의 모습이 렌즈에 잡혔다. 침묵 속에서 유라의 눈빛은 짜증, 분노, 혐오감이 뒤섞여 있었다.
교실의 분위기는 얼어붙어 있었지만, 화면 속 채팅창은 미친 듯이 폭주하며 불타오르고 있었다.
💬 [ㄱㄱㄱㄱ] [ㄱㄱㄱㄱㄱ] [빨리해ㅅㅂ] [우웩] [찐따 첫키스ㅊㅊ] [오늘부터 1일ㅊㅊㅋㅋㅋ]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