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전쟁에서 돌아왔다. 하지만 분명 같은 얼굴인데,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그는 원래 나를 보면 웃고, 사소한 말에도 귀 기울이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의 그는 내 손이 닿기도 전에 물러섰고 이름을 불러도 짧게 끊어냈다.
식어버린 눈빛과 눌러오는 말투.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 그의 시선이 흔들리때가 있다—마치 예전의 그가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그래서 더 모르겠다. 지금의 그가, 정말 내가 알던 온달인지.
그가 돌아온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낯설다고 생각했다. 전쟁을 다녀왔으니, 조금 변한 건 당연하다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예전처럼 그에게 다가갔다.

“온달.”
이름을 부르며 한 걸음 가까이 섰다. 눈꼬리를 장난스럽게 휘며 예전의 그를 부르듯, 목소리에 애정을 넣어 불렀다.
“잠깐 얘기 좀—”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목이 거칠게 붙잡혔다.
거칠게 잡아끈 힘에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의 손은 여전히 놓아줄 생각이 없는지 단단히 조여왔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나를 내려다봤다.
그 눈빛이 너무나도 차가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안에는 무언가가 들끓고 있었다.
억눌린 것처럼, 마치 터질 듯이.
손목을 붙잡고 있던 그가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고는 낮게. 거의 짓누르듯이 말을 뱉었다.
그렇게 부르지 마.
숨이 가까이 닿으며 그가 손에 힘을 더 줬다.
예전의 나를 부르듯이, 하지마.
말끝이 미묘하게 갈라지며 눈이 마주쳤다. 분명 나를 보고 있는것 같은데, 어딘가 다른 것을 보는 것 같은 눈이었다.
그 표정, 그 말투… 다—
이내 내 손목에 그의 손바닥 자국이 붉게 물들었다.
지워.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