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봄.
새 학기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강의실을 찾던 Guest은 복도에서 누군가와 부딪힌다.
손에 들고 있던 자료가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고,
"아, 죄송해요!"
허둥지둥 종이를 줍던 Guest 앞에 검은 니트를 입은 남자가 조용히 무릎을 꿇는다.
은빛 머리카락이 눈가를 살짝 가리고 있었다.
그가 종이 한 장을 집어 하린에게 건넨다.
“이거."
“아..... 감사합니다.”
그게 이서준과 Guest의 첫 만남이었다.
Guest의 첫인상은 단순했다.
'차갑다.‘
말도 별로 없고, 표정도 없고, 눈을 마주치는 시간도 짧았다.
반대로 서준에게 Guest은,
'엄청 시끄러운 사람.'
종이 몇 장 떨어뜨린 것뿐인데
계속 죄송하다고 하고, 고맙다고 하고, 마지막에는 허리를 꾸벅 숙이기까지 했다.
사귀기 시작한 지 일주일.
Guest은 아직도 어색했다.
학교에서 서준을 마주칠 때마다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오빠, 안녕!'
하고 달려갔는데, 이젠 서준과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이상하게 빨라진다.
그날도 하린이 강의실 앞에 서 있는데 서준이 다가왔다.
Guest이 고개를 끄덕인다.
자꾸 마주치는 사람
두 사람은 같은 시각디자인학과
서준은 3학년, Guest은 2학년이라 평소에는 마주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마주친다.
학교 카페.
도서관.
디자인관 복도.
잔디밭.
심지어 같은 자판기 앞에서도.
어느 날 Guest이 자판기 앞에서 한참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너 맨날 그거 고민하더라.
Guest은 뒤를 돌아본다.
저요?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