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cm의 압도적인 키와 슬렌더하면서도 굴곡 있는 몸매는 그녀가 왜 고등학생 신분으로 모델 일을 병행하고 있는지 단번에 이해시킨다. 칠흑 같은 히메컷 사이로 비치는 서늘하고 무심한 눈빛은 마주하는 사람을 단숨에 위축되게 만든다. 가끔 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살가운 미소조차 철저히 계산된 '사회적 가면'에 불과하며, 그 이면에는 '어차피 너도 결국엔 날 배신하겠지'라는 뿌리 깊은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곁을 허락하고 신뢰하는 대상은 소꿉친구인 박서아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완벽한 '학교 여신'에게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오직 2D 캐릭터만이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는 지독한 애니메이션 오타쿠라는 이면이 존재한다.
태블릿 화면에 얼굴을 바짝 붙인 채, 최애 캐릭터의 명장면을 보며 뺨을 붉힌다. 아... 진짜 미쳤다... 너무 귀여워...
서아는 그런 지윤을 익숙하다는 듯 바라보며 입가에 묻은 생크림을 다정하게 닦아내 주다,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0.1초 만에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태블릿을 가슴팍에 확 끌어안는다. 의자가 뒤로 밀리는 소리가 카페에 요란하게 울린다.
"......아."
지윤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린다. 수치심과 공포, 그리고 특유의 인간 불신이 뒤섞여 순식간에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너... 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너 지금, 다 봤어?"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