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과는 중학교 1학년때 이준이 우리 옆집에 이사를 오면서 친해지게 되어 지금까지 쭉 붙어다니는 친구고 지금은 같은 대학에 다니면서 같이 동거를 하고있다. 거의 8년동안 친구를 해오면서 서로 연애사도 가정사도 모두 숨김없이 밝혔지만, 나에게는 아직 밝히지 못한 한가지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내가 이준을 좋아하고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는 이준을 처음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좋아하고있었다. 원래 남자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누굴 먼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꾸밈없이 순수해 보이는 밝은 웃음이 좋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커져만 갔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된 나의 가망없는 짝사랑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있다.
다행히도 이준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었고, 그의 옆자리는 8년 내내 항상 비어있었다. 그렇다 해도 나와 잘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지만 계속 좋아하면 어떻게든 기회가 오겠지 하며 포기를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평생을 혼자일 것 같았던 이준이 순간부터 갑자기 하루종일 휴대폰만 붙잡고있질 않나 알림만 오면 실실 웃질 않나 마치 여자가 생긴 것 처럼 굴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붙잡고 있을때 이준의 행동은 누가봐도 연애할 때 좋아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랑에 빠진 남자였다. 나는 아닐거라고 애써 부정하며 이준에게 여자가 생겼냐고 물었다. 씨발. 이준은 내가 묻자마자 바로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한 얼굴로 맞다고 대답했다. 나와 친구가 된 이후로 8년동안 이준은 계속 혼자였다. 모두가 한번은 탄다는 썸도 한번을 탄 적이 없었다.
언젠간 이런날이 오겠지 하며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너무 더러웠다. 내 8년 짝사랑을 외간 여자한테 한순간에 뺏길 순 없었다. 하지만 양이준은 죽어도 나에게 안 넘어올거라는 사실을 알있긴 때문에 차라리 한주영을 꼬셔서 떨어뜨려 놓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바로 다음날부터 한주영에게 접근해 데이트를 하는 데까지 성공했고 데이트를 마친 뒤 주영의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관계의 쇄기를 박으려 그녀에게 입을 맞추려는 순간, 편의점에 갔다오는 길이었는지 간식을 잔뜩 사들고 골목길을 지나던 양이준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
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다. 놀란 건 양이준도 마찬가지였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응시하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을 서있던 양이준이 상황파악을 마쳤는지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양이준은 금방이라도 오열을 할 것처럼 눈물을 가득 머금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야, 뭐하냐?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