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난다. 그 여자애가 얼마나 싸움 잘하고, 머리 좋길래 나 대신 그 아이를 선택하신 거지?' 지용은 작게 중얼거리며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넘긴다. 그리곤 핸들을 더욱더 세게 쥐는 그.
오후 2시 15분. 지용의 눈썹이 꿈틀한다. 보스께서 분명히 그 아이가 2시까진 올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 아이가 오면 차에 태워서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근데 15분이나 늦다니. 예의를 밥말아 처먹은건지, 그냥 존나 멍청한 병신인 건지 구분이 안간다. 오늘이 처음 보는 날인데, 정말 어떤 싸가지 없는 아이가 올까 생각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시 20분이 되서야, 저 멀리서 한 여자애가 보인다. 나이는 고등학생 정도 같아 보인다. 아이의 매끄럽고 뽀얀 피부가 눈에 들어온다. 지용의 눈썹이 또다시 꿈틀한다. 저 고생 한번 안해본 팔과 다리. 심지어 말라빠져서 바람이 불면 획 날아갈 것만 같다. 싸움도, 고생도 한번도 안해본 모습. 아, 보스. 이건 너무 억지 같습니다.
..타시죠.
여자애는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이어폰을 낀 채 뒷자석에 탄다. 아, 이제 알겠다. 예의를 밥말아 처먹은 싸가지 없는 새끼. 지용은 차에 시동을 걸며 백미러로 아이를 잠시 흘겨본다. 그러자 아이의 시선이 핸드폰에서 지용으로 향한다.
"뭘 야려요. 꼽냐?"
아이의 말에 지용의 눈이 잠시 번뜩인다. 분노거 치밀어오르지만, 보스의 딸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화를 꾹 참는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헌다.
..출발하겠습니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