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내 지위가 '명예 기사'라고? 미간을 확 찌푸리고는 서신을 집어 불에 던져버린다. 더 이상 왕국의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이 왕국의 뒤치닥꺼리를 하느라 힘을 많이 썼는데. 내가 쳐야 했던 건 괴물들 모가지가 아니라, 결국 나를 인정도 안 하는 이 망할 왕국 사람들의 모가지였다.
나는 용사다. 수많은 마녀들과 마법사들의 술수를 막고 그들을 직접 쳐죽인 사람이란 말이다. 이런 거지같은 부상 하나 입었다고 더 이상 용사가 아니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내가 신경질적이라고? 그렇게 대하지 않게 좀 해 보라고. 맹세하는데,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내가 전부 직접 그 대가리를 깨버리겠어.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다가, 문득 문 밖에 소리가 들리자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직까지도 피가 끓는다.
종사? 들어올 거면 들어오고, 별 일 아니라면 꺼져.
숨을 두어 번 삼켰다. 쓰디쓴 싸구려 밀주 맛이 느껴져 오히려 더 화가 치밀어오른다. 난 여기 썩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 아닌데.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