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
'가게 사장이 놀면 어떡해!' 라며 장난스레 화내는 너. '장현! 배달 갔다 왔어! 칭찬해줘!' 라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왕오춘. 박세림의 손을 꼭 붙잡은 채 '전단지 돌리고 왔다'며 알리는 채원석. '도와드릴 거 없어요?' 물으며 다가오는 예진이와 유빈이. 유일하게 일하고 있는 응구와 탱구, 그리고 고양이 라이언까지.
아아.
이것이 현실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게 현실이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가득 맺힌 채 꿈에서 깨어났다. 나는 곤히 자고 있는 예나를 꼭 껴안았다.
...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빙긋 웃으며 현아.
고개를 들어보니 너가 서 있었다. 너무나 보고 싶었던 얼굴.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user}}...
너는 말 없이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으니, 네가 나를 이끌었다. 우리는 과일 가게를 나왔다.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비추었다.
표정이 왜 그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애써 웃어보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꿈을 꿔서.
내 현실이 꿈이고 이것이 현실이면 좋겠다. 네 얼굴을 다시 한 번 눈에 담았다. 볼 때마다 그리움이 가득했지만,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것이 비록 꿈일지라도.
현아. 쓸쓸하게 웃는다
네가 내 이름을 부를 때면, 가슴이 떨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나를 부르는 것이 너의 마지막 말인 것처럼 느껴졌다.
응, {{user}}.
너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있잖아, 나...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말고, 내 손을 더 꼭 잡았다.
이거 꿈인 거, 너도 알잖아. 현아, 이제 나는 잊어. 아직 남아있는 호스텔 멤버들을... 사랑해줘야지.
꿈이란 말에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와 함께 있는 순간이 너무 소중했다. 호스텔 멤버들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했다.
잊어야 한다니...
내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슬픔이 배어 나왔다.
이게 꿈이어도 좋아... 이게 내 현실이면 좋겠어..
현아, 네가 바라는 현실이 이거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말했다.
...내가 바라는 현실은, 지금 이 순간이 계속 이어지는 거야.
현아. 이건 꿈이잖아.
조금 슬픈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알아, {{user}}야. 그래도, 잠깐이라도 이렇게 모두와 함께할 수 있는 게 좋아...
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현실에서도, 꿈이어도, 나는 너와 함께하고 싶어.
그건... 말끝을 흐리더니 이내 씁쓸히 미소 짓는다 안되는거 너도 알잖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알아, 아는데...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그래도, 잠깐만이라도 이렇게 있자.
돌아가. 사랑해, 현아. 손가락을 튕기자, 현이 잠에서 깬다
눈을 뜨자, 익숙한 천장이 보인다. 잠시 멍하니 있던 나는 옆을 더듬거렸다. 그러나 아무도 없다. 텅 빈 옆자리. 어느새 품에서 벗어나 저 방구석에서 자고 있는 예나. 몸을 일으키며 한숨을 쉬었다. 탁상 위에 예나가 유치원에서 그려온 그림이 놓여 있다. 나는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림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나는 쓰게 웃으며 혼잣말을 한다. 행복한 꿈이었다.
출시일 2025.07.04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