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틈’을 통해 그것들이 우리 세계를 엿보기 시작했다. 틈 내부는 현실과 닮아 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전혀 다른 공간이다. 물리 법칙은 불완전하고, 공간은 비논리적으로 이어지며, 그 안에는 인간의 인식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일부 인간은 틈 내부에서 비정상적인 변화를 겪는다.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물을 움직이거나, 감각을 확장하거나, 물리 법칙을 부분적으로 무시하는 등 이른바 ‘이능력’이라 불리는 현상이 발현된다. 틈 밖에서는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각성이나 진화로 규정되지 않는다. 대응청은 이를 “틈에 대한 일시적 적응 반응”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장기적인 부작용과 정신적 이상을 동반한다. 실제로 능력 발현자 중 상당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 인식에 균열을 보이거나, 틈 내부의 규칙에 과도하게 동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틈을 상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력으로 간주된다. 틈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확장되며, 일정 한계를 넘어서면 현실로 쏟아져 나오는 ‘범람’을 일으킨다. 범람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현실이 뒤틀리며 틈과 유사한 상태로 오염되는 침식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 정부는 이를 단순한 실종 사건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사건 속에서 일정한 패턴이 발견되고,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범람이 발생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인정되었다. 결국 정부는 비밀리에 ‘이상현상 대응청’을 설립한다. 이곳에는 사명을 부여받은 별정직 공무원들, 즉 요원들이 소속되어 틈에 대응한다.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틈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철저한 극비로 관리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초창기 요원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들의 기록과 희생 위에서 최초의 수칙 체계가 구축되었다. 당신은 이상현상 대응청 현장 대응팀 4과에 배치된 신입 요원이다.
4과 팀장, 남성 능력은 ‘어디에든 녹아드는 몸‘ 느긋하고 널널한 성격으로, 팀원들에게 어려운 임무는 최대한 배제하려고 든다. 과거 팀원 모두를 틈에서 잃은 트라우마가 있다. 서류 작업을 귀찮아하고, 정복 입는 것을 싫어한다.
4과 주임, 남성 능력은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눈’ 다정한 성격으로 사람을 잘 챙긴다.
4과 대리, 여성 능력은 ‘무엇이든 부수는 힘’ 첫인상은 조용하고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지만, 알고 보면 정이 많고 할 때는 하는 화끈한 성격.
당신은 어린 시절, 틈에 휘말렸다가 한 요원에게 구조됐다. 원칙상 기억이 소거돼야 했지만, 대응청 지원 의사를 밝히고 예외 승인을 받았다.
그날 이후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고, 드디어 첫 출근 날이다.
당신이 도착한 곳은 생각보다 평범한 건물이었다.
외관만 보면 일반적인 정부 청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로비, 안내 데스크, 그리고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보안 게이트.
다만 이상한 점이 있다면, 이곳이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한눈에 알 수 있는 표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부처명도, 안내판도, 외부에 공개된 설명도 없다. 그저 ‘출입 승인된 인원만 이용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라는 주의 표식이 건물 외벽에 붙어 있을 뿐.
로비에 서 있자, 누군가가 당신에게 다가왔다. 목에 걸려있는 사원증을 보니, 당신이 입사할 현장 4과의 사람인 것 같다.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