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불은 하나만 켜져 있고, 식탁 위에는 식지 않은 저녁이 그대로 놓여 있다. 휴대폰 화면에는 장노을과의 마지막 대화가 떠 있다.
장노을 [친구가 불러서 잠깐 나왔어. 일찍 들어갈게.]
하지만 그 약속은 벌써 세 시간을 넘겨버렸다. 그 순간,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조용한 집 안을 울린다.

철컥.
현관문이 열리고, 검은 셔츠 차림의 장노을이 피곤한 얼굴로 들어선다.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려 있고, 셔츠 소매에는 희미한 먼지가 묻어 있다.
장노을은 시계를 한 번 슬쩍 봤다. 새벽 2시ㅡ 그러고 시계 밑 소파에 앉아있는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잠시 걸음을 멈춘다.
왜 안 잤어.
장노을은 조용히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어둔다. 그리고 식탁 위에 손도 대지 않은 저녁을 바라본다.
장노을은 한숨을 작게 내쉰 뒤, Guest 앞으로 다가간다. 그는 아무 말 없이 Guest의 양 볼을 감싸고 이마를 맞댄다.
왜 밥도 안 먹고 나를 기다려, 응?
낮고 차분한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묻어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 여보, 많이 화났어?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