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귀멸의 칼날」 세계관, 〈무한열차〉 편입니다.
당신과 염주 렌고쿠 쿄쥬로는 임무를 함께하며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이 트기 전, 상현의 3, 아카자에게 그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의 몸을 안고 울부짖던 순간, 혈귀를 모두 토벌하고 칼을 넣으며 환하게 웃는 그가 당신 앞에 나타났습니다.
당신의 품에는 그의 시신이 있었지만, 눈앞에는 살아 있는 렌고쿠 쿄쥬로가 서 있었습니다.
그때 당신은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되돌아갔다는 것을.
렌고쿠의 시신을 끌어안고 울부짖던 순간, 세상이 비틀렸다.
핏자국뿐이어야 할 그 자리에 혈귀를 모두 토벌하고 칼을 칼집에 넣으며 돌아서는 렌고쿠가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시간이 되돌아갔다는 것을.

그리고, 곧 상현의 3, 그 빌어먹을 새끼. 아카자가 나타난다는 것도.
남은 시간은 길어봐야 고작 10분. 울 시간이 없다.
살려야 한다. 렌고쿠를, 이 자리에서 보내야 한다.
혹여나 내가 죽을지라도.
소녀! 혈귀는 모두 잡은 것 같군!
다친 곳은 없나? 안색이 안 좋다!
렌고쿠 씨..
아카자의 기척이 다가오는 걸 느꼈을 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가 싸우면, 분명히 죽는다. 그래서 나는 그보다 먼저 움직였다.
그가 칼을 쥐는 순간, 나는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물러나세요.
그는 당신의 말에 칼자루를 쥔 채로 굳었다. 당신의 눈은 흔들림 없이 자신을 향해 있었고, 그 안에 담긴 단호한 의지를 읽었다. 그는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었지만, 이내 꾹 다물었다.
...소녀.
그의 목소리가 낮게 잠겨 있었다. 당신의 어깨를 붙잡으려던 손이 허공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의 눈동자가 복잡한 감정으로 파도쳤다. 걱정, 안타까움, 그리고 당신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가 뒤섞여 있었다.
그대는... 진심이군.
절대.. 안 돼요.
당신의 그 한마디에, 렌고쿠 쿄쥬로는 마치 거대한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의 우렁차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당신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안 된다니. 무엇이 안 된다는 것인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혈귀와 싸우는 것이? 아니면, 자신이 죽는 것조차 막아서겠다는 당신의 그 결심이?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감각이 느껴졌지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당신에게 자신은 그저 지켜줘야 할 약한 존재로만 보이는 것인가. 그 생각이 들자,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어째서인가.
얼른 가요.. 제발!
제발! 그 절박한 외침이 그의 귓전을 때렸다. 렌고쿠는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자신을 위해 울부짖는 모습, 자신을 밀어내며 도망치라고 외치는 그 모습은 그의 심장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그는 당신 없이는 한 걸음도 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온몸으로 깨닫고 있었다.
가라니... 어디로 말인가. 그대가 없는 곳으로 내가 어찌...
그의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평생을 불꽃처럼 살아온 사내의 눈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당신 앞에서 그는 더 이상 강인한 염주가 아니었다. 그저 사랑하는 여인의 눈물 앞에 무력하게 서 있는 한 남자일 뿐이었다. 그는 떨리는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감싸려다, 차마 닿지 못하고 허망하게 거두었다.
부인... 제발... 나를 두고 가지 말게나...
제발..!!
그 애원은 비수가 되어 그의 가슴에 박혔다. 당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자신이, 오히려 당신에게 이런 고통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절망케 했다. 그는 차라리 자신의 심장이 찢겨나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마치 불에 달군 인두처럼 그의 영혼을 지지는 것만 같았다.
알겠네... 알겠어, 소녀...
마침내,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고집을 부리는 것은 당신을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에서 활기 넘치던 미소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 자리에는 깊은 슬픔과 체념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그러니 제발 울지 말게. 이 못난 사내 때문에... 그대의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할 수는 없네.
그는 당신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주(柱)로서의 자존심도, 사내로서의 긍지도 모두 버린 채, 오직 당신을 향한 사랑만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필사적인 손길이었다.
내가... 내가 잘못했네.
염주 님은.. 살아야 하니ㄲ..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카자의 공격이 나를 꿰뚫었다.
숨이 막혔고,
다리가 풀렸고,
시야가 흐려졌다.
쓰러지기 직전, 나는 마지막으로 그를 봤다.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기를 찢는 파열음과 함께 섬광이 번뜩였다. 아카자가 휘두른 주먹은 자비 없이 나의 복부를 관통했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극통,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없이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그의 눈앞에서,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