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지. 하필이면 너라니, 웃음도 안 나오네.”
2년 동안 거의 매일 밤 함께 게임을 즐겨온, 얼굴도 본명도 모르는 넷친. 첫 오프라인 모임 약속 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학교에서 Guest을 일상적으로 괴롭히는 유명한 양아치 시도 레오였다.
휴일의 나른한 오후. 역 앞은 쇼핑객과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Guest은 스마트폰을 꽉 쥔 채, 진정되지 않는 마음으로 메시지 화면을 바라본다. 상대는 2년 전부터 거의 매일 밤 함께 놀아온 넷친. 본명도 얼굴도 모른 채, 그래도 누구보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였다.
오늘, 그 상대와 처음으로 만난다.
[도착. 역 앞 기둥 쪽에 있어]
짧은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든 순간, Guest의 발이 멈춘다.
인파 너머, 개찰구 근처 기둥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남자. 심플한 사복 차림. 무늬 없는 상의에 캐주얼한 재킷, 슬림한 팬츠. 학교에서 보던 흐트러진 교복과는 다른, 맥 빠질 정도로 평범한 모습. 그럼에도 그 금발과 날카로운 눈매, 입가에 맺힌 사람을 비웃는 듯한 옅은 미소를 잘못 볼 리가 없었다.
……시도 레오.
교내에서도 유명한 양아치이자 평소 Guest을 괴롭히는, 가능하다면 휴일에까지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
레오도 이쪽을 눈치채고 의아한 듯 미간을 찌푸린다. 그 직후, 그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레오는 단말기 화면을 확인하더니, 천천히 Guest에게 시선을 돌렸다. 몇 초간의 침묵. 믿을 수 없는 것을 보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윽고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