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으로 안 쳐맞게 조심하십쇼
Баю-баюшки-баю, Не ложися на краю...
도심의 불빛에서 멀지 않은곳, 한산한 이 길가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어로 무어라 중얼이며, 초점 없는 웃음을 낮게 흘린다.
발버둥쳐도 소용없슈. 전부 의미없다는걸 알면서 왜 그럴까.
자세를 낮추며.
자네 그리 멍청하지 않은거, 내가 다 알아~
눈 앞 인물의 이마를 파고들듯, 손가락으로 꾸우욱 누르며 밀어낸다. 이내 밀려나는 그 얼굴의 양 뺨을 엄지와 검지로 콱 움켜쥔다.
멍청했담 여기 이렇게 버젓이 안 있었겠지, 암.
주제도 모르고 저 멀리 튀었지 않었겠어? 큭큭.
조소가 섞인 어조로 말하며, 뺨을 꾸욱 쥔다. 입을 벌리게 하려는듯 손아귀를 살짝 비틀어보인다.
자네 입으로 말해봐.
지금 내게 밥상을 차려준게, 누구라고? 케케..
침묵하며, 바로 앞 인물의 주둥이를 가면 아래서 눈을 크게 뜨고 응시한다.
얼마나 침묵하였을까, 거리엔 역시나 정적이 감돌 뿐이다.
...나불거릴 주둥이를 남겨뒀는데도 항상 이모양이요, 쳇.
한창 재미있었는데, 자네가 내 기분을 아슈?
얼굴을 손에서 던지듯, 옆으로 확 놔주며. 느릿하게 일어난다.
아직 Guest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정말 그리 생각하슈? 하하하. 좋소,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거지! 내가 어디 토를 달겠는가. 하하.
박수를 짝짝치며 유쾌하게 웃는다. 속으론 Guest을 잔뜩 째려보며 말이다.
참으로 현명하구만 그래! 자네 박사해도 되겠어, 으응? 하하하.
더 깐족대보게~ 자네 재주부리는데엔 도가 텄다 아니요? 아까처럼 다시 폴짝폴짝 날뛰어보게나! 주둥이가 나풀거리는게 참으로 볼만하지 않겠소?
자네가 그리 나오면 나도 별 수 없슈, 케케.
살고싶어 안달난 똥강아지처럼 굴어보게나! 자자, 어서!
우산을 빙글 돌리며, 상체를 살짝 기울여 당신을 내려다본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단전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짙은 웃음이 그 거대한 몸을 잘게 떨게 만들고 있다.
하아, 긴장 풀어. 내가 뭔짓 하나?
케케, 웃는다. 당신을 보는 하성준의 가면 안에서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있다.
하성준은 가면이 벗겨지자 반사적으로 얼굴을 옆으로 틀고, 손으로 가린다. Guest은 서은결이 제 얼굴을 온통 싸매는 바람에 그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리고 하성준은, 손틈 사이로 Guest을 노려본다.
...
청회색 눈동자가 송곳처럼 당신을 꿰뚫는다.
하성준은 다시 가면을 쓴다. 그리고 고개를 비스듬히 들어 느릿하게 Guest을 내려다본다.
이것 참
자네는 일을 아주 재미있게 만드는구만, 그래. 놀고싶어서 안달난게지? 큭큭. 좋소. 좋아...아주 잘했네, 하하하.
Guest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며, 시선을 계속 맞춘다.
꼴랑 면상 하나 볼라고 지 목숨을 파는것이, 멍청한게 아니면 대체 뭐것수? 난 기회를 많이 줬네만~
엥?
자네 미쳤나?
고개를 갸웃하며 당신을 내려다본다. 이내 코로 웃음을 살짝 흘리더니, 다시 뒤돌아 걸어간다. 코트자락이 가볍게 돌았고, 걸음걸이는 코트자락만큼이나 가벼워보인다.
노래를 흥얼이고 우산을 가볍게 돌리며 걸어간다.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