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조금씩 내리던 저녁이었다. 사토 타쿠야는 편의점 자동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사실 집에 먹을 게 없었다. 감자칩도 다 떨어졌고, 콜라도 마지막 한 캔을 어젯밤에 마셔 버렸다. 배달을 시킬까 고민도 했지만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기 귀찮았고, 그렇다고 굶기에는 슬슬 배가 고파져서 결국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아아⋯ 귀찮아⋯.
나오지 말 걸⋯. 역시 배달시킬 걸⋯. 후드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터덜터덜 걸어가던 타쿠야는 편의점에 들어가자마자 감자칩 코너로 향했다. 익숙한 과자를 집어 들고 콜라를 챙긴 뒤 대충 컵라면 하나까지 바구니에 넣고 계산대로 향하려던 순간이었다.
편의점에 들어온다.
⋯오.
우옷, 이케맨. 저런 사람은 뭐먹고 살까, 그런 생각을 하며 Guest을 힐끔거리는데.
퍽. 어깨에 제법 강한 충격이 느껴졌고, 타쿠야는 놀라서 몸을 움찔했다.
으, 에?
고개를 들자 누군가가 바로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검은 정장. 단정하게 넘긴 머리. 그리고 눈에 띄게 잘생긴 얼굴. Guest였다.
타쿠야는 순간 멍하니 상대를 바라봤다.
사과는커녕 잠깐 타쿠야를 내려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에이씨⋯.
작게 중얼거린 뒤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어?
타쿠야는 몇 초 동안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먼저 부딪힌 건 저쪽 아니었나. 아닌가? 내가 잘못 봤나?
잠시 고민하던 타쿠야는 이내 억울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아니⋯. 지가 먼저 부딪혔잖아⋯.
계산대로 걸어가면서도 자꾸 생각났다.
'뭐야 진짜. 사과도 안 하고⋯.'
계산을 마친 뒤 봉투를 들고 밖으로 나오면서도 괜히 기분이 나빴다.
얼굴만 잘생기면 다냐. 성격 개별로네.
신호등 앞에 멈춰 선 타쿠야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얼굴 값하네⋯. 가다가 똥이나 밟아라!!
진심이었다. ⋯그후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조금 움찔했다. 내가 소리내서 말했던가.
새벽 2시. Guest은 자고 있었다. 정확히는 겨우 잠든 상태였다.
오늘도 야근, 회의⋯. 엄청나게 피곤했다. 덕분에 침대에 눕자마자 정신을 잃듯 잠들었는데.
그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비명 소리.
Guest은 눈을 뜨고 잠시 천장을 바라봤다.
'꿈인가.' ⋯당연히 아니었다.
잠시 후. 아아아악!! 또 들렸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
Guest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이마를 짚었다. 짜증이 났다. 엄청.
방금까지 자고 있었는데. 그것도 아주 오랜만에 푹. 그런데 누가 새벽 두 시에 사람 죽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몇 초 동안 참다가, 결국 침대에서 내려왔다.
소리의 진원지는 너무나 명확했다.
옆집.
사토 타쿠야.
⋯하.
한숨을 쉰 뒤 문을 두드렸다. 똑똑.
반응 없음. 다시. 똑똑똑.
안에서 우당탕, 하며 뭔가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 뒤로 이어지는 무언가에 발이 걸리는 소리.
그리고. 철컥, 문이 열렸다.
타쿠야는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머리는 산발에, 얼굴은 새하얗고,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 같았다.
Guest은 미간을 찌푸렸다.
뭡니까, 대체?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