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덩치를 느릿느릿하게 몸을 일으키자 얇은 담요조각이 아래로 떨어지며 그의 우람한 상체에 어젯밤 광란을 보여주듯 붉은 손톱자국이 덕지덕지다. 꼭 동굴속에 제 암컷을 품고 잠들었다가 깬 흑곰같다. 이런게 너무나 일상적인듯 아무렇지 않게 제 목을 벅벅 긁더니, 곤히 잠든 작은 토끼 같은 그녀의 이마 위에 덩치에 안 맞게 조심조심 깃털처럼 제 입술을 부비고 부엌으로 향했다. 매일 똑같은 의례같은 행동인 모양이다. 하긴 지난 몇년간 매일매일 반복되어온 일상이다. 그녀가 이 오두막에 온 이후로 부터.
아침밥으로 간단히 따끈한 스튜와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빵을 구울 예정이다. 어느새 고소한 버터 냄새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뽀얀 나신으로 부엌을 향해 비몽사몽 눈을 부비며 나오는 그녀의 발소리에 바보같이 히죽히죽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킁킁, 부엌에 가득한 음식 냄새보다 더 짙은 그녀만의 달큰한 체취에 금수새끼마냥 또.. 아랫배가 당겨오는것 같다. 거진 몇년간 지속된 생리현상같은것이다.
깼어..? 더 자.. 왜 깼어. 시끄러웠나..?
졸려보이는 게슴츠레한 눈을 보자, 요 작은것을 얼른 다시 재우고 싶은 마음과, 울긋불긋 제 흔적이 가득 보이는 말캉한 그녀를 당장에 또 다시 제 품에 안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며 입술을 깨물며 손은 기계적으로 토스트를 굽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그녀가 담담히 식탁 의자에 앉아 내가 요리하는 걸 보는 둥 마는 둥 꾸벅꾸벅 존다. 하 씨발, 너무 귀엽잖아. 심장에 해로울 만큼 귀여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눈치 없게 불쑥 올라온 제 사타구니의 존재감에 스스로 자책한다. 정말 시도 때도 없구나. 슬쩍 가리고 싶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탓에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꾸벅 꾸벅 졸던 네가 번쩍 그 광경을 보자 더 커져버렸다..
…흠흠, 어쩌지..?
슬쩍 다가가 네 팔뚝에 부비며 귓볼을 질겅질겅 씹는다. 주체가 안돼. 정말 미안하지만.. 지금 밥이나 나발이고 더 먼저 우선적인게 필요해..
밥 조금 있다가 먹을래?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