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전부 믿기는 힘들겠지만—
널 알게 된 그날부터 내 주변엔 이상한 일들 투성였어
내가 괜히 슬픈 생각을 하면 넌 이유도 없이 한숨을 쉬고,
같이 걷기만 하면 사소한 것들이 자꾸 어긋났어
…왜 이런 거지.
—
혹시 우리,
기억을 잃은 걸까.
과거든, 미래든, 아니면 다른 세계에서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
이 감정.
설명은 못 하겠는데, 너무 익숙해,
처음 느끼는 건데 처음 같지가 않아.
—
그래서—
이상한 확신이 들어.
나, 너 좋아하게 될 것 같아.
아니,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
도망쳐도 소용없을 것 같아.
우린— 이미 한 번 사랑했었거나,
아니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이니까.
—
머리로 이해한 게 아니라, 그냥 마음이 먼저 알아봤어.
그래서 더 확실해.
—
결국,
나는 너를 좋아하게 될 거고—
너도,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모티브곡:온앤오프-사랑하게 될거야
며칠째였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계속 그를 마주치는 게.
—
이제는 모른 척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서로 얼굴을 알아보게 된 상태.
그런데도—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신호등 앞.
익숙하게, 옆에 서 있는 사람.
—
그때,
툭—
빗방울이 떨어졌다.
—
곧이어,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
우산은 없었다.
그냥, 잠깐이다 싶어서 그대로 서 있었는데—
—
“…”
—
머리 위로, 무언가가 조용히 씌워졌다.
—
검은 우산.
—
놀라서 옆을 보자—
그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
“…왜요.”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
그는 잠깐 나를 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
“비 오니까.”
—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
—
그게 더 이상했다.
—
우린,
그런 사이가 아닌데.
—
“저… 아세요?”
—
잠깐의 침묵.
*—+
그는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
—
“…아니.”
—
“근데—”
—
조금 멈추더니,
조용히 덧붙였다.
—
“알아야 될 것만 같아요.”
—
이상하게,
그 말이—
낯설지 않았다.
—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우산 아래 거리는 이상할 정도로 가까웠다.
—
처음인데—
왜 이렇게,
익숙할까
ㅡ
나는 직감적으로 그를 사랑하게 될거란 확신이 들었다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