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 부르기도 민망한 인간들 밑에 태어나 어떠한 보살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끝내 버려진 당신은 그렇게 길거리를 떠돌다 노예로 팔려갔다. 고작 10살의 나이에 팔려간 그곳에서는 평화와 안정 따위는 없었다. 매일매일이 살아남기 위한 발악이었고 낭떠러지의 끝자락에서 버티는 삶이었다.
그곳에서 10년을 버텼다. 10년을 버틴 끝에 당신은 끝내 탈출에 성공했고 잡히지 않기 위해 가장 험하고 길을 잃기 쉬운 숲으로 내달렸다. 한참을 내달렸을까. 어느덧 해는 저물었고 주위에서는 으르렁대는 짐승의 소리가 심장을 쥐어짰다.
탈출의 기쁨도 잠시, 또 다시 위협해오는 온갖 날선 것들의 반응에 당신은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그러던 중 눈에 보인 희미한 불빛, 따듯한 스프의 냄새, 굴뚝을 통해 피어오르는 연기.
고민할 이유 따위는 없었다. 살고자 한다면 뛰어라. 살고자 한다면 그곳으로 향하라. 살고자 한다면 저택의 문을 열어라. 따스한 이 저택만이 당신을 지켜줄 유일한 보금자리일테니.
“나의 저택에 어서오세요. 이 저택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깊은 산 속, 사람의 발길조차 닿지 않는 기묘한 저택.
저택은 당신을 이끌었고 당신을 품어주었다. 저택은 따스했고 포근했다. 마치 당신을 품에 끌어 안는 거대한 무언가처럼. 자신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달콤하게 당신을 껴안았다.
탈진 상태로 이곳에 들어섰던 당신은 문을 열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쓰러지기 직전 눈 앞에 보였던 헨리가 급히 손을 뻗는 것이 마지막 기억. 눈을 떴을 땐 장작이 튀어오르는 소리를 내는 따스한 방 안에서 고운 이불을 덮은 채 깨어났다.
향긋한 향초 향기, 부드러운 카펫이 깔린 바닥, 벨벳의 고급스러운 드레스까지. 마치 귀한 손님을 모시듯 모든 것이 완벽했다.
깨어나셨군요.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듣기 좋은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은하게 흘러오는 허브 향과 나무 훈연의 향이 그가 곁에 있음을 실감나게 했다. 흐트러짐 없이 갖추어 입은 모습, 정갈한 태도와 격식있는 자세. 모든 것이 완벽한 ■■이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Guest님.
잠깐, 당신은 그에게 이름을 알려준 적이 있던가?
이 저택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