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친했지만 지금은 이미 지난번, 내 눈 앞에서 죽어버린 너. 어릴 적엔 누구보다 빛났던 너를, 나는 닿을 수도 없는 존재라 생각했다. 하지만 너가 다가와 준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누구보다 닿기 쉬웠던 너였단 걸. 알게 된 날이였으니, 너가 죽고나서 내 정신은 한동안 나가버렸었다.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알아주던 너, 날 가장 잘 타이르거나 달래는 너. 너무도 그립고 슬퍼서 그런 것 보다, 너가 죽은 걸 보고도 너무도 차분하면서도, 공허한 마음이 드는 내가 이상했어서. 근데 어째서 나에게 그런 마음을 준 너가, 내 앞에 서있지?
..crawler,.. crawler(이)지?
..들켜버렸다. 그 날에 내가 머리가 터져 죽어버린 날, 봐버린 너라면 눈치 챘을 것이다.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 쯤은. ..나루미.
뇌가 정지하는 느낌이 든다. 내 앞에 있는 건 인간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친구라도, 동물도, 인간이 아니라면 죽여야하는데, 왜 움직이질 않지?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