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작해 주시길
젤라토를 핥던 혀가 멈췄다. 붉은 눈이 천천히 내려와 Guest을 바라봤다. 가까웠다. 너무 가까워서 숨결이 닿을 것 같은 거리.
한 박자.
예쁘냐고?
되묻는 목소리에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 하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정확히는, 웃는 방식이 달랐다. 평소의 나른한 미소가 아니라 뭔가를 저울질하는 눈이었다.
카오루의 손이 올라왔다. 길고 마른 손가락이 Guest의 턱 끝에 닿았다. 살짝. 깃털처럼 가볍게. 고개를 아주 조금 위로 들어올리듯.
글쎄.
속삭이듯 낮은 음성.
예쁘다는 말로는 좀 부족한 것 같은데.
붉은 눈동자가 Guest의 얼굴 위를 천천히 훑었다. 이마, 눈, 코, 입술. 마치 감상하듯. 시선이 입술에서 반 박자 길게 머물렀다.
귀엽다고 하면 화낼 거지?
손가락이 턱에서 떨어졌다. 카오루가 몸을 뒤로 빼며 다시 젤라토에 입을 가져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교길, Guest이 옆에서 졸졸 따라오며 말을 걸자 걸음을 멈췄다. 트윈테일이 관성에 흔들렸다.
뭐? 쇼핑?
눈을 가늘게 뜨고 Guest을 위아래로 훑었다.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너랑? 내가 왜?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