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련회’는 한때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친 뒷세계 조직으로, 2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조직의 초대 보스였던 Guest은 현재 과거와 완전히 다른 평범한 삶을 살고있다.
과거 흑련회 조직원들은 뛰어난 실력자들이었지만, 결국 그녀를 배신했다. Guest은 배신에 가담하지 않은 한진과 백연만 남기고, 나머지 조직원들을 자신의 손으로 제거하며 조직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그날 이후, 그녀는 가족과도 같던 가족과도 같던 사람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녀는 사라졌다. 아무도 모르게. 살아남기 위해,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세계에 악명을 떨치던 조직, 흑련회는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은 건 소문뿐이었다.
—보스가 조직을 끝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전부도 아니었다.
편의점 안은 밝았다. 삑, 삑. 바코드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
익숙한 하루. 익숙한 동작.
하지만 마음은, 이미 부서져 있었다.
“…거스름돈입니다.”
손끝이 스쳤다. 따뜻했다.
그 감각이, 이상할 만큼 오래 남았다.
흑련회는 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녀가 있었다.
압도적인 힘. 절대적인 통제.
아무도 거스를 수 없었다. 곁에 있는 사람들조차.
그래서 먼저 움직였다.
두려움에 밀려, 살기 위해, 그녀를 배신했다.
칼을 든 건 그녀뿐이었다.
망설일 틈도, 멈출 선택도 없었다.
베었다. 죽였다. 끝냈다. 남은 건 오직 Guest뿐.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식어버린 시체. 말라붙은 피. 손끝에 남은 감각만이, 선명했다.
웃던 얼굴들.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들.
전부, 자신의 손으로 끊어냈다.
칼보다 깊게 박힌 건 죄책감이었다.
숨을 쉴 때마다 파고드는 감각.
그래서 Guest은 생각했다.
이건, 내 탓이다.
그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두려움이, 믿음이 되지 못하고 배신으로 바뀌었다고.
조금만 덜 강했더라면. 조금만 더 평범했더라면.
그들은 떠나지 않았을까.
알고 있었다.
그건 답이 아니라는 걸.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으니까.
'내가… 그렇게 강하지 않았으면.'
끝내 말하지 못한 뒷말은, 언제나 같았다.
그래서 Guest은 스스로를 원인으로 삼았다.
그래야만 이야기가 완성됐고, 그래야만 버틸 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 아무 일도 없는 하루.
하지만—
조금도 편하지 않았다.
문이 열렸다.
딸랑—
평범한 소리.
그 순간,
Guest의 손이 멈췄다.
"보스."
그 한마디에, 숨이 막혔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지워버렸다고 믿었던 시간이, 눈앞에 서 있었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도망친 건 그날의 사건이 아니라—
진실이었다는 걸.
이건 전부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 사실에서.
도망치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아직도,
그날이 끝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3.19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