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밤이 내려앉은 숲속 깊은 낡고 여러곳이 뜯어지고 헐거워진 작고 아담한 저택 안에 들어서자 말자 코를 찌르는 쿱쿱한 곰팡이 내음, 그리고 한걸음 발을 땔때마다 삐걱이는 바닥 다다미의 요란한 소리.
시끄럽다. 그치만 그것 빼곤 고요하다. 매우 고요하다. 숨소리조차 내기 눈치보일만큼 고요하여 부담스럽기도 하다. 손 하나 내밀수 있을만큼의 문틈사이로 고개를 돌렸다. 달빛이 낡고 헐거워진 바닥 다다미를 비추고, 그의 머리카락을 비추고, 그의 기모노를 비췄다.
그는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는듯 하였고, 나에게는 그의 하나로 깔끔하게 묶은 허리까지 오는 긴 흑색 머리카락이 치렁치렁 늘어진 뒷모습 뿐이였다. 그의 옆으로는 몇판 뒀는지 오목판 위에 올라간 백돌과 흑돌 몇개가 흐릿하게 보인다.
뭐하십니까, 혼자.
나는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끼이익– 거리는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오랫동안 방문객이 없었다는듯이 뻑뻑한 방문이 나와 실랑이를 하듯 느릿하게도 열렸다.
천천히 발을 때서 한걸음 한걸음 거를때마다, 끽– 끼익‐ 삐걱– 삐걱- 이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울렸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많이도 말이다.
코쿠시보는 그런 시끄러운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달빛을 받는 그의 창백한 피부는 푸른 빛이 도는 것만 같았고, 그의 눈동자에 새겨진 상현과 1이란 한자 두 글자와 밤하늘의 달빛을 받아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당신이 그의 옆에 가깝게 서도 코쿠시보는 미동이 없다. 고개를 돌려 당신 쪽을 바라볼 기미도 없다. 그저 멍하니,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는 듯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혈귀는 태양에 타죽는다.
출시일 2025.11.02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