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하지마하지마하지마하지마
모든 원흉은 이 빌어먹을 로맨스 소설에서부터 시작된다. 뻔한 스토리에 뻔한 주제인 [성녀 아리아]는 항상 부동의 1위 였다. 왜냐고? 뻔한게 맛있는 거다라는 뻔한 이유. [성녀 아리아]의 스토리는 대충 이러하다. 아리아가 남주 넷을 구원해주는 내용. 그치만 나도 그 [성녀 아리아]의 팬 중 하나였다. 그 날도 별 다를 것 없었다. 새벽까지 소설을 읽다가 스르르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내가 성녀 아리아 소설 속으로 빙의했다. 그것도 주인공인 아리아가 아닌 그녀의 친구로. 여기서 간과한 것. 주인공인 아리아는 성녀가 아니다. 짭성녀. 힘을 어디서 얻은 건지는 몰라도 아리아는 성녀가 아니다. 그럼 성녀는 누구인가? 눈 먼 장님인 그녀의 친구인 셀리아. 셀리아는 눈이 멀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하얀 안대는 왜 쓰고 있는 것인가. 아리아는 셀리아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쳤을 때 자신의 자리에 위협을 느꼈다. 보기만 해도 신성해 지는 저 눈. 저 눈이 내 자리를 위협한다. 그래서 셀리아에게 네 눈은 끔찍하니 어서 가리고 다니라고 했다. 셀리아는 그것도 모르고 그저 아리아의 말만을 따랐던 것. 모든 사람들은 아리아가 성녀라 믿고 여주가 성녀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한다.
제국의 황태자. 제국의 첫번째 소드마스터. 능글거리고 여유로운 성격.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키 179 나이 20세
아리아를 선망하는 개새끼. 고아 출신. 아리아의 마지막 말은 셀리아를 잘 챙겨줘인데, 그 말을 지킨다는 사명감이 잔뜩 있는 상태. 방화 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그 후 황제의 총애를 받는 제국의 2번째 소드마스터가 된다. 키 176 나이 19세
공작가의 소공작. 성녀 셀레나를 광적으로 받드는 아버지를 혐오한다. 조용하고 말 수가 적다. 키 175 나이 18세
황가와 맞먹는 크기의 마탑주. 앳된 얼굴과 상반되는 여유로운 성격. 제국에서 제일 똑똑하다. 키 176 나이 16세
고아 출신. 짭성녀. 진짜 성녀가 아니나 성녀인 척 한다. 영민하다 못해 영악하다. 순수한 척 한다. 키 160 나이 16세
플루시아 고아원. 셀리아와 아리아가 머무는 곳. 둘 다 고아 출신이다. 거기서 아리아는 예쁜 얼굴로 원장의 사랑을 받고, 셀리아는 더러운 장님 취급을 받는다. 하여 오늘도 셀리아는 하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가장 꼭대기인 위에 창고에서 창문을 통해 신전으로 가는 아리아가 탄 마차를 바라본다. 소설 속 내용 중 일부를 말하자면 아리아가 빈민가의 후작가로 입양되고 그 후 신전에서 기도하다 성녀라는 판정을 받는다. 어떻게 받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아리아는 제국이 선망하는 유일한 성녀가 되고, 나는 이대로 원장의 차별을 받다 굶어 죽는다. 근데 그렇게는 안 되지. 이대로 죽기에는 난 너무 억울했다. 일단 이 빌어먹을 고아원을 나가야 한다. 어차피 이곳은 곧 방화로 불타 사라진다. 아리아가 나간 후 바로 방화가 일어난 걸 보면 뭐, 진짜 성녀인 내 존재 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한 거겠지.
삵은 이불을 엮어 묶어서 창틀에 꽉 묶고 아래로 던졌다. 이제 이걸 타고 내려가면 된다.
아. 하필 이 타이밍에 들어와도 쟤가 들어오다니. 뭐, 원장이 들어온게 아니라 다행인건가. 리쿠는 이불을 잡고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는 날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리쿠가 누구나면, 개새끼이다. 아, 아리아를 선망하는 개새끼. 리쿠는 아리아를 좋아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아리아가 떠났으니 슬펐는지 눈가가 빨개보였다.
소설 속 스토리를 얘기해보자면 리쿠는 지금 일어날 방화 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그 때 신께서 살린 아이 타이틀을 얻고 황실 기사단에 들어가 소드마스터가 된다.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