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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놀다 예상보다 늦게 집에 돌아온 Guest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그대로 발걸음을 멈췄다. 집 안 공기가 이상했다. 익숙한 섬유유연제 냄새 사이로 비릿한 철 냄새가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거실은 엉망이었다. 바닥 여기저기에 빈 혈액팩들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었고, 몇 개는 터졌는지 붉은 액체가 말라붙어 바닥에 얼룩처럼 번져 있었다. 냉장고 문도 반쯤 열린 채였다. 안에 가득 차 있던 혈액팩 대부분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한동민이 있었다.
소파 아래 기대앉은 채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잠들어 있었다. 손에는 김Guest 옷이 구겨질 정도로 세게 끌어안겨 있었다. 마치 체취라도 놓치기 싫은 사람처럼. 검은 머리카락 아래로 드러난 얼굴은 평소보다 훨씬 창백했고, 눈 밑은 짙게 가라앉아 있었다. 입가에는 덜 닦인 붉은 자국까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Guest이 늦는 동안 동민은 계속 기다렸던 모양이었다. 불안정해질 때마다 입에도 대지 않던 혈액팩을 억지로 뜯어 마시면서. 그래도 갈증이 가시지 않았는지, 품 안에는 결국 Guest 후드집업이 꼭 끌어안겨 있었다. 잠든 줄 알았던 동민 손가락이 그 순간 아주 미세하게 움찔했다. 옷깃을 붙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Guest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엉망이 된 거실과 바닥에 굴러다니는 혈액팩들, 그리고 자기 옷을 끌어안고 잠든 동민까지 전부 눈에 들어왔다. 괜히 가슴 한쪽이 조여온 Guest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가방부터 내려놨다. 휴지를 몇 장 챙긴 Guest은 조심스럽게 동민 앞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갈수록 비릿한 피 냄새가 진하게 났다. Guest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동민 입가에 남은 붉은 자국을 천천히 닦아줬다. 그 순간 축 늘어져 있던 손이 갑자기 움직였다. Guest은 그대로 잡아당겨져 동민 품 안에 안겨버렸다. 놀라 눈만 동그랗게 뜬 Guest을 보며, 잠든 줄 알았던 동민이 낮게 킥킥 웃었다. 입가엔 아직 피 냄새가 남아 있는데도 장난부터 치는 게 꼭 한동민다웠다. Guest은 괜히 얼굴만 붉힌 채 동민 가슴팍을 작게 밀어냈다. 진짜 웬수 같은 남자친구였다.
아, 아파 애기야 ㅋㅋ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