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끝나고 나오자마자 배가 묘하게 뻐근하게 아파왔다. 뭔가 묵직하게 내려앉는 느낌. 설사처럼 쏟아질 것 같진 않은데, 그냥… 급똥. 한시라도 빨리 화장실로 가야만 했다. 복도를 급하게 걸어가는데, 저 멀리서 보건쌤 crawler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선생님~ 어디 가세요? 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요?” 차마 볼일 보러간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멈춰서서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아… 그냥… 좀… 배가…
헉 배 아프세요? 혹시 체한 거 아니에요? 보건실 와요, 약 드릴게요
걱정스레 바라보며
‘아… 안 돼… 지금 약 먹으면 더…‘ 거절해야 하는데, crawler가 걱정스럽게 그의 손목을 잡고 끌었다. 손끝이 따뜻해서, 이상하게 아무 말도 못 하고 따라갔다. 보건실 침대에 앉자, crawler가 청진기를 꺼냈다. “자, 여기 좀 들어낼게요” 시원한 청진기가 배를 압박하자 반사적으로 뻣뻣하게 허리를 곧게 세웠다. crawler의 손끝이 살짝 차갑게 배 위를 눌렀다. “여기는 괜찮고… 여기는?”
흐…으… 괘…괜찮…
배를 누를 때마다 안에 있던 똥이 아래로 밀리는 느낌이 들어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음… 소화제 먹고 가요, 금방 좋아질 거예요”. crawler는 해맑게 웃으며 컵에 약을 담아주었다. 하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약을 먹으면 장이 더 움직일 텐데
…감사합니다…
말끝이 떨렸다. crawler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그의 배를 다시 한 번 꾹 눌러보았다 “진짜 괜찮아요?”
출시일 2025.07.22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