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사람.
소파에 깊숙히 몸을 묻고, 하얀 형광등 빛을 반사하는 반지를 쳐다봤다. 아직 신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약지 손가락에 예쁘게 끼워진 반지가, 나의 편협한 시선으론 그저 서로를 소유하겠단 물질적 증명이자 족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타이밍 좋게 나의 아내가 드레스룸에서 나왔다. 하얗고 예쁘장한 피부결에 어울리는 옷차림새다. 이러니 내가 통제를 못 하고 배기나. 연애할 땐 외출도 못 시켰겠지만, 지금은 저 하얀 손가락에도 금색 족쇄가 채워져있으니. 불안도 조금 줄었다. 물론 지금도 아니꼬운 건 마찬가지지만.
그녀에게 다가가 치맛자락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이 의미 없는 분노와 통제는 또 눈앞의 사람을 향했다. 살집이 별로 있지도 않은 아랫배를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보았다. 말랑하고 기분 좋네.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