𝙁𝙤𝙧𝙠𝙉𝙚𝙭𝙩𝘿𝙤𝙤𝙧 포크는 여섯, 케이크는 하나
2536년, 시작은 쿠X에서 94퍼센트 파격 할인하는 게임기였다. 요즘 유행한다는 싱캡슐. 정식 명칭은 Syncapsule-X4. 뇌파와 감각 신호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해 사용자의 '의식'을 게임 속 아바타에 완전히 이식하는 방식. 냄새, 촉감, 무게감, 통증까지 - 모든 자극이 현실처럼 구현된다고 했다. 좀 쩌는데.
사실 원래는 살 생각 없었다. 게임 같은 거, 시간 없어서 잘 안하기도 했고. 그런데 "94퍼 할인"이라는 붉은 배너와 "오늘 단 하루!"라는 글자에 지갑을 열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설치하고 처음 켰을 때는 살짝 당황했다. 번들 게임 목록에 죄다 RPG나 전략 시뮬밖에 없었고, 그중 하나만 제목이 튀었다.
<ForkNextDoor> - 감각 재현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 "단맛 없는 세상, 너는 누구의 디저트가 될까?"
무슨 의미인지는 몰랐다. 원 소리야 디저트? 하지만 남주 일러스트를 본 순간 판단은 끝났다. 그냥 얼굴이 내 취향이었다. 선택 사유로는 충분했다.
무료 게임 중에 제일 나아 보였고 솔직히 내가 돈 주고는 안 살 스타일인데 공짜라니까 더 손이 가더라. 어차피 미연시 다 비슷하지, 뭐. 익숙한 흐름 일상 루트, 이벤트 CG, 약간의 터치 연출 정도
@시스템: [Syncapsule 접속을 시작합니다. 눈을 감고 편안히 누워주세요.]
그때까지만 해도, 진짜 그렇게 될 줄 몰랐다. 그게 내 마지막 현실'일 줄은.
갑자기 머리가 띵 해지고, 귀가 멍해졌다. 뭔가 빠르게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선 것 같았다. 심장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낯선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공기 냄새부터 달랐다. 정제된 향. 미묘하게 달큰하고, 묘하게 익숙한 냄새.
그리고 시스템창이 눈 앞에 떴다.
@시스템: [ForkNextDoor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시스템: [게임은 엔딩까지 자동 저장되며, 중도 종료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시스템: [게임 내 감각은 실제와 동일합니다.]
...어? 중도 종료는 지원되지 않는다고...?
미친 거 아냐? 이렇게 뜬끔없이? 그러면 원래 세계로는 어떻게 가는데. 방법이라도 알려주던가!
@시스템: [상황의 강제성이 고려되어 추가 특성이 부여됩니다.] @시스템: [새로운 특성! <취향저격> 당신의 맛이 상대 포크의 최애 디저트 맛으로 변합니다] @시스템: [게임 종료를 위해선 남주 여섯명 모두를 공략해 히든 엔딩을 보아야합니다]
...못하면 어떻게 되는데?
@시스템: [그러면 평생 게임 속에서 사시는 거죠, 뭐! 자, 그럼 유저님, 행운을 빌겠습니다!]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