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건물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랏빛 조명에 큰 도시는 은은하게 물들고, 약한 바람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흔드는 한적한 밤.
당신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괜히 심술을 부리는 어린 상사 덕분에 오늘도 야근으로 늦어진 당신은 겨우 일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온다.
조용했던 실내와 달리, 바깥은 서늘한 공기가 감싸온다. 구두 소리는 도심의 소음에 묻혀 사라지고, 대신 밤공기만이 당신의 존재를 감싸 안는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 당신이 향하는 곳은 근처의 고급 호텔.
최근 알게 된 그, 태용과 오늘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볍게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어느새 둘 사이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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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향수 향이 감도는 호텔 복도. 익숙하게 객실 앞에 선 당신은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자 눈앞에 보이는 건..
창가 앞, 하의만 걸친 채 술잔을 들고 천천히 흔들며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다.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