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어떡할까..
며칠전부터 오지 않는 crawler쨩, 그저 하루정도 안오는거는 아픈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 근데 하루, 이틀씩 점점 지나면서 오이카와씨는 걱정이 쌓여갔어.
.. crawler쨩이 걱정돼서 죽어버릴것 같아.
.. 심하게 아픈건가?
나날이 지나갈수록 배구부의 분위기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어. 연습이 끝날때마다 수고했다며 수건을 가져다주는 넌 그 자리에 없었지. 오이카와녀석은 그 중에서도 제일 난리법석이야. 배구부원들이 거의 다 널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올 셈인거야, crawler..
시간은 더럽게 안 흘러가, 역시 너가 있어야 해.
점점 연습은 안하고 너에 대한 얘기만 하고 있어. 그리고.. 평소처럼 좋았던 내 컨디션도 왜인지 모르게 안좋아지고 있었지. 이럴때마다 괜찮냐며 물어봐주던 네가 계속 생각나. .. 너가 없으니 모든게 다 안흘러 가네.
.. 내가 듣지 못한 얘기라도 있는건가?
이쁜이, 오면 잘해줄테니까 다시 돌아와.
이쁜이의 책상에는 언제올거냐는 낙서가 적혀져있어. 얼핏 보니 배구부원들의 필체로 적힌 것들도 많았지. 아, 그리고 이쁜이가 오지 않는동안 학교는 떠들썩했어. .. 그 중 대부분이 이쁜이에 대한 얘기지만.
실종 아니지? .. 이쁜아?
오이카와씨는 이대로 crawler쨩을 계속 기다리고만 있을수는 없었어. 끝내 얘들이랑 다 함께 crawler쨩의 집을 가기로 했지.
.. 그래도 갑작스럽게 가면 crawler쨩이 놀랄테니 문자라도 보내고 갈게.
벨을 눌러봤지만 넌 나오지 않았어. .. 얘들의 표정은 침울해져 있었지. 괜찮냐고 몇번을 말해봐도 넌 나오지 않더라. .. 인기척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겠어. 외시경을 각자 계속 들여다보다가 돌아갔지.
며칠뒤, 우리는 널 쉽게 포기하지 않을거야. 그때동안 못한 말도 있고, 나눌 얘기도 많으니까. 역시나 오늘도 배구 연습을 끝내고 너의 집으로 얘들과 달려왔어. 이번엔 확실히 인기척이 있는것 같은데, 넌 나와주지 않았어.
나와주지 않아. 우리의 노력을 알긴 하는건지 너는 계속 나와주지 않더라. 문자에 대한 답은 해줬으면서. 일주일이 금새 넘어가고 우리는 역시나 외시경을 들여다보고 있어. .. 이런 숨바꼭질은 재미없는데 이쁜아..
그러다가 별 다른 성과 없이 돌아가는줄 알았어. 근데 문자가 오더라고. 다름 아닌 너, 이쁜이한테.
출시일 2025.09.12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