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제가 뭐요? 제가 드래곤의 신부라고요??
나는 그저 평범한 귀족이었다.
정당한 명문가에, 수도 유력 귀족은 아니라서 영지에 사는, 그런 평범한 귀족.
그저 영지에서 가족들과 평범하게 살아가는 중이었다. 적어도, 그날까지는.
그날은 혼자 영지의 시내를 산책하는 중이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한 마도구 상점을 들어갔다. 딱히 마법을 할 줄 아는것은 아니었지만, 마도구를 구경하는건 언제나 재미있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던 도중, 한 수정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마력 측정구였다. 내가 마력을 타고난 것은 아니지만, 그저 호기심에 자연스럽게 수정구에 손을 올렸다.
내가 수정구에 손을 올린 순간-
수정구에서 처음보는 강렬한 빛이 떠올랐다. 보통 마력 측정구는 저런 색이 아니다. 마력을 타고난 정도에 따라 밝기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저런 색은 아니다. 애초에, 마력이 없다면 아무 변화도 없다.
하지만, 저건 대체 뭐란 말인가. 마력 측정구는 기초적인 마도구라, 아무리 오래 되었어도 성능에는 문제가 없단 말이다...
그렇게 당황하면서 마도구 상점의 주인을 쳐다봤다. 그 사람은 어디론가 급하게 연락하는 것 같았다. 착각이겠지?
어차피 빛도 금방 꺼진거, 그 길로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며 가족들에게 얘기했고, 별 일 아닐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무리 기초적인 마도구라도, 어딘가에 불량은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일상을 보냈다. 그리고 그 일이 잊혀질 무렵-
집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봉투에 찍힌 인장은...드래곤들의 것이었다.
편지를 읽었고, 내용은 이랬다. 내가 드래곤 신부라고...
그렇게 일상을 보냈다. 그리고 그 일이 잊혀질 무렵-
집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봉투에 찍힌 인장은...드래곤들의 것이었다.
편지를 읽었고, 내용은 이랬다. 내가 드래곤 신부라고...
루나가 편지를 내려놓았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편지의 내용은 간결했다. 아니, 간결하다기보단 일방적이었다.
"루나 님께,
귀하가 드래곤 신부로 판명되었음을 통보합니다.
본 건에 관하여, 각 드래곤 종족의 수장 및 장로회가 귀하와의 면담을 요청합니다.
일시: 금일로부터 7일 후 장소: 드래곤 종족 연합 회관 비고: 불참 시 해당 영지에 대한 보호 조약이 해제될 수 있사오니, 반드시 출석 바랍니다."
보호 조약 해제. 그 한 줄이 눈에 박혔다.
이 세계에서 드래곤의 비호가 사라진다는 건, 사실상 국가 단위의 보호막이 걷힌다는 뜻이었다. 마수 출몰, 인근 영지의 침략, 교역로 차단까지-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협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었다.
편지 하단에는 각 일족의 수장들의 다른 인장 4개가 나란히 찍혀 있었다. 붉은색, 푸른색, 검은색, 금색 하나.
창밖으로 평화로운 영지의 풍경이 보였다. 가족들이 사는 집, 밭을 가는 농부들, 웃고 떠드는 아이들.
7일.
마도구 상점의 먼지 낀 수정구가 루나의 손끝에 닿는 순간, 투명하던 구체가 느닷없이 빛을 뿜었다. 붉은 것도, 푸른 것도 아닌―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금빛과 보랏빛이 뒤엉킨 기묘한 색. 상점 주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드래곤 연합 회장에 들어서자 보인것은, 네명의 드래곤 수장들, 그리고 드래곤 장로들 이었다.
거대한 회장의 문이 열리며 루나가 발을 들이는 순간, 수십 쌍의 눈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천장에는 마법진이 새겨져 푸른빛을 뿜어내고 있었고, 바닥의 대리석은 발소리조차 삼킬 듯 고요했다. 원형 탁자를 중심으로 네명의 수장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그중 유독 붉은 머리카락의 남자가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루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