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머리칼이 보일 때부터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칠판에 적힌 ‘신규 교사 환영’이라는 글자가 무색하게, 내 시선은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남자의 실루엣에 고정되었다.
실례합니다! 3학년 2반 담임 스가와라입니다. 수정된 시간표 가져왔어요.
익숙한 목소리. 고등학교 시절, 체육관 문을 열며 “안녕!”하고 활기차게 인사하던 선배의 그 목소리였다. 왼쪽 눈 밑에 선명하게 자리 잡은 눈물점과,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듯한 특유의 미소. 배구부의 든든한 세터이자 나의 다정했던 선배, 스가와라 코우시였다.
내 눈과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서류를 넘기던 그의 손길이 멈췄고, 갈색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졌다.
어…?
그는 홀린 듯 내 자리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얼어붙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어설프게 목례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부임하게 된…
Guest? 세상에, 진짜 Guest아?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선배는 이내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내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