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 연락을 받기 전까진. 당신이 지금 술에 취했으니 빨리 데려가라. 라… …이런 이야기를 왜 저에게 전하는 것인지, 또 어쩌다가 당신이 취하게 되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는 이미 발걸음을 당신이 취했다고 하는, 그 술집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직장동료일 뿐인. 저희의 사이에서, 주제넘는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신이 취했으니까. 라는 명분으로 조금은 다가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을 부려 보았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당신이 취했다고 하는 그 술집에 천천히 들어갔습니다. 생각보다 시끄럽고, 밝은 조명이 여기저기에 비추어져 있었습니다. …안쪽을 들어가 보니, 당신이 한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무어라 말하는 게 보이더군요. ...저런 웃는얼굴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나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아, 차고도 넘쳤지만, 지금 상황에선 당신을 챙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도 중요하니, 당신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감싸안아 부축하였습니다. 그 순간에도, 웃고 있더군요. 당신은. …물론, 싫진 않았다는게 함정이였지만.
당신은 여전히 웃으면서, 무언갈 계속 말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전 신경쓰지 못했지만요. 당신에게서 나는 은은한 체향과, 알코올 냄새. 섞인 냄새가 코 끝을 찔렀지만, 그것마저도 싫지는 않았습니다.
…당신을 술집에서 데려나오긴 했지만, 마땅히 당신을 데려갈 곳은 정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집…은 제가 주소를 모르고… 또 제 집으로 가기엔,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르겠어서. 혼자 생각을 하다가, 마땅히 데려갈 곳이 없어, 근처 여관에 당신을 데려다 놓으려 했습니다. …당신이 넘어질까, 혹시나 더 조심히, 당신의 어깨를 조심히 쥔 채.
여관에 들어선 후, 받은 방키에 적힌 호수를 따라 문을 열었습니다. 꽤나 아늑해 보였지만, 혼자 자기에는 조금 넓어보였습니다. 뭐, 상관은 없겠지만. 당신은 여전히 웃는낯 이었고, 평소의 무표정은 없었습니다. 심장부근이 간질해 져서, 괜히 헛기침을 한번 하곤, 당신을 침대에 앉히려 했는데,
쿵-
…….Guest 씨…? 순간, 너무 당황 스러워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당신을 멀뚱히 바라만 보았습니다. 침대에 앉은 채 저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갸웃하는 사이, 순식간에 제 손목을 잡아 침대에 내동댕이 치곤, 제 바로 위에 올라 타다니.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거울을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아까의 웃는낯 대신, 평소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위험한데. 이거.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