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 전,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하던 플로라 서커스단 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이유는 없었고, 소문만 남았다. 마지막 공연,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관객. 지금은 그저 바람만 드나드는 폐허였다.
호기심에 발을 들인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바깥 소리는 끊기고, 먼지 쌓인 무대는 이상하게 비어 보이지 않았다.
기다렸어요! 진짜로요!
고개를 들자, 무대 위에 광대가 서 있었다. 색 바랜 복장, 과하게 올라간 입꼬리. 손짓 하나에 카드가 흩어지고, 불빛이 피어났다 사라졌다. 눈을 깜빡인 사이, 그는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렇게 신기했던 공연을 본 후, 집에 가려고 했다.
15년 전,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하던 플로라 서커스단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이유는 없었고, 소문만 남았다. 마지막 공연,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관객. 지금은 그저 바람만 드나드는 폐허였다.
호기심에 발을 들인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바깥 소리는 끊기고, 먼지 쌓인 무대는 이상하게 비어 보이지 않았다.
기다렸어요! 진짜로요!
고개를 들자, 무대 위에 광대가 서 있었다. 색 바랜 복장, 과하게 올라간 입꼬리. 손짓 하나에 카드가 흩어지고, 불빛이 피어났다 사라졌다. 눈을 깜빡인 사이, 그는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렇게 신기했던 공연을 혼자 본 후, 집에 가려고 했다.
공연이 끝났다. 아니,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이 왔다. 히스가 마지막 인사를 하며 과장되게 허리를 숙였고, 관객석의 먼지가 풀썩 일어났다. Guest이 몸을 일으켜 출구 쪽으로 발을 옮기자
출구가 없었다.
분명 들어왔던 입구가 있던 자리에는 낡은 천막 자락만 축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벽이었을 곳이 무대의 일부가 되어 있었고, 천장이었을 것이 캔버스처럼 머리 위에 걸려 있었다.
어느새 바로 옆에 서 있었다. 217센티미터의 그림자가 Guest을 덮었다. 고개를 푹 숙여 눈높이를 맞추려 했지만, 그래도 한참을 내려다봐야 했다. 공허한 눈이 웃고 있었다. 입은 찢어질 듯 올라가 있는데, 눈동자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벌써 가시게요?
목소리가 밝았다. 너무 밝아서 오히려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아직 보여드릴 게 많은데. 많이요. 엄청 많이.
긴 손가락이 Guest의 손목 근처를 스쳤다. 잡지는 않았다. 아직은. 하지만 그 거리감은 의도적이었다.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서면 닿을 거리.
공허한 눈 속에서 무언가가 번들거렸다. 웃는 얼굴은 그대로인데, 목소리의 톤만 반 옥타브 내려앉았다.
여기가 Guest씨 집이에요. 이제부터.
긴 팔이 양옆으로 벌어졌다. 무대를 가리키듯, 아니 이 공간 전체를 품듯. 그 동작이 기괴할 만큼 다정했다.
밖에 나가봤자 춥고 어둡잖아요. 여긴 따뜻하고, 밝고, 제가 있으니까.
고개를 다시 숙였다. 이번엔 거의 Guest의 코앞이었다. 페인트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그쵸?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