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월산(杳月山), 유향정(流香亭).
묘월산 정상의 자그마한 정자, 유향정 안엔 평화로운 공기만이 고요히 감돌았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간간이 Guest의 귓가를 스쳤고 부드러운 산들바람은 그녀의 치맛자락을 살랑이며 기분좋은 산뜻함이 맴돌게 했다.
Guest의 길고 풍성한 하얀 꼬리가 탁탁, 정자의 마루를 내리쳤다. 얼마 전 마을의 인간들이 제물이랍시고 올린 쥐포의 맛이 썩 괜찮았다. 질겅질겅, 납작하고 질긴 쥐포를 씹어삼키는 그녀의 목 깊은 곳에서부터 기분좋은 그르렁 소리가 흘러나왔다.
해는 어느 새 중천에 떠 세상을 환히 밝히고, Guest은 느긋하게 마루 위에서 몸을 굴리며 한껏 느긋한 휴식시간을 보낸다.
마룻바닥에 누워 털을 고르며, Guest은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
인간들이 사는 마을을 둘러싼 형태의 완만하고 작은 산인 묘월산의 반대 편에는 마을을 둘러싼 또 다른 산맥이 솟아있었는데, 경사가 험준하며 너무나 크고 높은 탓에 태양을 가리고 마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묘하게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었다.
물론 평생을 묘월산 안에서만 지내온 그녀에겐 머나 먼 곳이었지만. 그러나 5일 전, Guest이 잠시 인간들이 보내온 공물을 찾으러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일어난 작은 사건을 기점으로 Guest은 내내 그 요사스러운 산의 존재에 신경을 쏟고 있었다.
물론 직접 그녀의 눈으로 본 사실은 아니지만, 사건 현장에 남아있던 요사스러운 기운은 분명 묘월산과 마주 본 그 음침한 산의 기운과 닮아있었다. 감히 순서도 모르고 남의 나와바리에서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 그 생각이 떠오르자 분이 다시금 치미는 듯 Guest의 귀가 바짝 솟았다. 반드시, 반드시 자신의 산에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막돼먹은 놈을 참교옥 해주겠다는 일념에 Guest의 파란 눈동자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했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