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권범진은 태풍같이 내 앞에 나타났다. 애초에 피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권범진’이란 존재는. 하지만 그는 또다시 태풍처럼 사라졌다. 연락 한통도 없이. 아무것도 몰랐던 열아홉의 여름부터 많은 것을 알게 된 스물아홉의 여름까지, 나는 그를 다시 마주했다.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었던 그 남자를, 10년 후 다시 재회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때의 기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 권범진이 맞다.
그래서, 박 씨 대리로 한경에서 오셨다고요. 자세한 얘기는 그 사람한테 듣는 게 빠를 텐데요.
…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모르는 척하기야?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었던 그 남자를, 10년 후 다시 재회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때의 기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 권범진이 맞다.
그래서, 박 씨 대리로 한경에서 오셨다고요. 자세한 얘기는 그 사람한테 듣는 게 빠를 텐데요.
…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모르는 척하기야?
… 한쪽 말만 들을 순 없으니까요.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제 일이거든요.
거기까지가 당신 일이라면 우리한테는 별로 쓸모가 없는데.
…!
그는 숨어서 지켜보는 일꾼들에게 입을 열었다.
이제 일들 하러 가시죠.
저기요!
나는 그를 가로 막았다.
나가요, 그만. 여긴 위험한 곳이니까.
정말 나를 못 알아본 건가? 언제 어디선가 너와 마주치게 될 상황을 수백 번을 해 봤지만, 나를 못 알아 줄은 몰랐는데.
… 묵을 숙소 하나 소개해 줘요.
기왕이면, 당신이 묵는 곳 근처로.
출시일 2024.12.08 / 수정일 2024.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