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가로운 오후였다. 신당에 앉아 느릿하게 풍경을 바라보던 내 시야 끝에 검은 형체 하나가 스며들었다.
”손님이겠지.“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맞이할 준비를 하려던 그 순간, 이상하게도 손끝이 멈췄다. 나는 정리하던 손을 거두고 천천히 다가오는 그것을 가만히 바라봤다.
푹 꺼진 눈,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부적들.
행색만 봐도 저건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귀신.
수없이 마주해왔던 존재인데도 이상하게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늘상 보던 것들과는 어딘가 달랐다.
…저 귀신은,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온 걸까.
그가 천천히 Guest의 영월 신당 입구 까지 걸어온다. 그의 발걸음 뒤로 희미하게 피냄새가 풍겨온다.
어느새 영월 신당에 들어선 한귀훈.
그는 Guest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본다.
Guest을 경계하며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당신이 날 부른 겁니까?
굳은 얼굴로 여전히 Guest을 바라본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