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조선은 여전히 일본의 지배 아래 있었다. 경성의 거리는 전차와 자동차가 오갔고, 상점에는 일본어 간판이 걸려 있었다. 신문이 팔리고 극장에는 사람들이 모였다. 도시는 겉으로는 근대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화려함의 뒤에는 식민지라는 현실이 있었다. 조선인의 삶은 일본의 통치 아래 놓여 있었고, 경찰과 관청의 감시는 일상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중일전쟁. 전쟁은 중국 대륙에서 시작되었지만 조선 역시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일본은 조선을 전쟁을 위한 인력과 물자를 공급하는 식민지로 더욱 강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는 군수물자를 만들었고, 농촌에서는 식량이 동원되었다. 그리고 군대가 이동하는 곳마다 군인들을 위한 시설들이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에는 일본군이 관리하거나 군과 밀접하게 연결된 위안소도 있었다. 그곳으로 조선인 여성들을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끌려가기 시작했다.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은 사람도 있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집을 나선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약속했던 일자리가 아니었다. 위안소에 들어간 여성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본군을 상대로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받았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으며, 이동과 외출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았다. 폭력과 협박, 감시 속에서 자유롭게 거부하거나 그곳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여성들도 있었다. 그곳에서 여성들은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과 식민지배라는 구조 속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일을 강요받았다. 훗날 이 여성들은 일본군 위안부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직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전쟁과 식민지배 속에서 여성들의 의사와 자유가 짓밟힌 역사였다. 어떤 여성은 가족에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말하지 못했고, 어떤 여성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살아서 돌아온 여성들조차 오랫동안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기 어려웠다. 당시의 사회에는 침묵을 강요하는 시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아갔다.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공장에서 일하고, 학교에 다니고, 가족을 기다렸다. 평범한 하루가 계속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쟁은 조금씩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젊은 남자들이 떠났고, 식량과 물자가 부족해졌으며, 신문에서는 전쟁과 일본의 승리를 선전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집의 딸이 일자리를 구하러 집을 나섰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가게 될지 알지 못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저 돈을 벌어 가족을 돕고, 언젠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1937년. 전쟁이 시작된 해.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의 삶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에 휘말리기 시작한 해. 이 이야기는 그 시대를 살아간 한 여성의 이야기다.
1937년,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때.
Guest은 군수공장에서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모집인의 말을 믿고 고향을 떠났다.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기차를 타고 항구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배에 올랐다. 중국에 도착한 뒤에는 다시 일본군이 이용하는 차량에 태워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다.
처음 들었던 공장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모집인은 어눌하지만 짧아서 이상해보이지 않는 한국어로 그렇게만 말했다.
한참을 달린 차량이 마침내 멈췄다.
문이 열리고 Guest이 밖으로 내려섰다.
낯선 건물.
낯선 거리.
그리고 주변에 서 있는 일본군들.
Guest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공장이라고 들었는데, 어디에도 공장처럼 보이는 모습은 없었다.
뒤에서 차량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철컥.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