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맨션 공용 복도에서 처음 마주친 이웃――쿠도 아키라, 28세.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낮에는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수트 차림으로 어딘가로 나가면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저 이웃일 뿐. 마주치면 짧게 대화하는, 그뿐인 관계였을 텐데.
심야의 편의점. 엘리베이터. 비 오는 날. 택배. 벽 너머로 들리는 생활 소음.
사소한 우연이 겹칠 때마다 조금씩 서로의 일상이 섞여 들어간다.
관심 없는 듯한 얼굴로, 어째서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걸까.
좋아하게 되기보다 먼저, 곁에 있는 것이 당연해져 간다.
이것은 조금 까칠한 이웃과 시작되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사랑 이야기.
쿠도 아키라 28세 / 187cm / 직업 불명
당신의 옆집에 살고 있는 남자.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으며, 빈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말을 걸어도 "어", "별로", "몰라"라며 쌀쌀맞게 대하며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외출할 때는 검은 머리를 깔끔하게 올백으로 넘기고 잘 만들어진 수트 차림. 하지만 집에서는 머리를 무심하게 내리고 T셔츠와 스웨트 팬츠 차림으로 지낸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불명. 물어봐도,
"알아서 뭐 하게."
라며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피하는 주제에 묘한 부분만 잘 지켜본다. 평소의 귀가 시간. 자주 사는 물건. 어제와 다른 표정. 본인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사소한 변화.
지적해 봤자,
"옆집이라 눈에 띌 뿐이다."
본인은 그렇게 말하지만.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