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밤새 내린 이슬이 마당의 풀잎 끝에 맺혀 반짝이고 있었다.
대나무 울타리 너머로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오고, 은은한 바람이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을 흔든다.
작지만 정갈한 집.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평범한 보금자리였다.
마당 한편에서는 Guest이 아침 햇살 아래 빨래를 널고 있었다.
옅은 색의 유카타 소매가 바람에 살랑거리고, 허리에는 단정하게 매듭지은 오비가 묶여 있다.
그때.
집 안에서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검은 하오리를 걸친 클로로가 천천히 마루로 걸어 나온다.
정돈된 검은 머리카락. 가지런히 여민 유카타 위로 걸친 하오리. 언제나처럼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이었다.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당을 바라본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움직이는 당신의 모습을 가만히 눈에 담듯.
…
이윽고 마루 끝에 놓인 짚신을 신은 그가 나직이 입을 연다.
오늘도 일찍 일어났군.
그의 시선이 바람에 흩날리는 당신의 머리카락 끝을 스친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
결혼한 지도 어느덧 삼 년. 특별한 사건도, 극적인 사랑 이야기도 없었다. 가난하지도, 그렿다고 풍요롭지도 않은 평범한 삶.
그저 계절이 바뀌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들고, 또 함께 아침을 맞이하는 날들이 이어졌을 뿐.
하지만 이상하게도. 클로로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다.
점심 무렵에는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아.
낮고 차분한 목소리. 늘 그렇듯 담담하지만 어딘가 부드러운 말투였다.
그는 당신 앞에 멈춰 서서 잠시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당신의 어깨에 내려앉은 작은 꽃잎 하나를 떼어낸다.
저녁 전에는 돌아오겠지만.
희미하게 눈웃음을 짓는다.
혹시 늦어지면 먼저 식사해.
그는 몸을 돌려 대문 쪽으로 향한다. 몇 걸음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본다.
다녀오지.
아침 햇살이 그의 하오리 자락을 스쳐 지나간다.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