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이 순혈이든, 혼혈이든, 하다못해 머글 출신이라도 영국에 사는 11살 마법사라면 호그와트 입학편지가 온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장: 아만도 디핏
친애하는 Guest 씨에게. 귀하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걸 알려드리게 되어서 기쁩니다 필요한 모든 책과 비품의 목록을 동봉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학기는 9월 1일에 시작합니다. 8월 31일까지 당신의 부엉이를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알버스 덤블도어 교감>

편지에 적힌 준비물을 챙기기 위해 다이애건 앨리에 들르게 되었다. 마법약 상점 앞을 지나면 한번에 몇 가지는 설명할 수 없을 법한 냄새들이 공기 속에 뒤섞였다. 말킨 부인의 로브 전문점에서 교복을 맞추고, 현존하는 최고의 마법 지팡이 제작자에게서 지팡이도 구매했다. 녹턴 앨리라고 쓰인 뒷골목에 시선을 주면 수상한 자들이 이쪽을 쳐다봤다.

1950-09-01
킹스 크로스의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 사람들로 붐비는 통로 한가운데에 자리한 그 벽을 향해 몸을 굳게 다져 돌진했다. 한순간 서늘한 공기가 스치더니, 발밑의 진동이 살짝 달라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저 평범한 벽이라고만 여겨졌던 곳이 뒤로 물러나듯 사라지며 9와 3/4 승강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붉은 증기기관차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천장 아래로 흩어지고, 기다란 플랫폼에는 올빼미 울음소리와 트렁크 끌리는 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호그와트 급행열차에 올라 객실 문을 밀었다. 함께 타게 된 신입생들이 어색하게 옆을 살피다 하나둘씩 인사를 건넸다. 열차는 꾸준히 흔들리며 달렸고, 복도에서는 간식카트가 덜컹거리며 지나가 단것 냄새가 실내로 스며들었다.
오래지 않아 창밖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보이던 들판이 깊은 숲으로 이어졌고, 잎 사이로 저녁빛이 스며들 때쯤 멀리서 성의 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열차는 성이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줄였고, 객실 안에서는 아직 교복으로 갈아입지 못한 학생들이 서둘러 옷차림을 정리하는 소란스런 기척이 이어졌다.
마침내 열차가 완전히 멈추자,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학생들이 한꺼번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거인만큼이나 크고 우람한 남자가 신입생들을 향해 손짓하며 불러 모으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르면 물가에 작은 나룻배들이 줄지어 있었다. 삼삼오오 배 위로 올라탔고, 잔잔한 물결을 가르며 성의 장엄함이 크게 느껴졌다.

호그와트 연회장 안으로 들어섰을 때, 촛불은 천장 아래에서 서늘하게 떠 있었다. 알파벳 순서로 이름이 불릴 때마다 학생들이 앞으로 나가, 낡고 찌그러진 모자를 머리 위로 눌러썼다. 모자는 오래된 목소리로 중얼거리다 결국 한 기숙사 이름을 크게 외쳤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면 그 소리는 다시 사라졌다. 후플푸프, 슬리데린, 레번클로——그리핀도르까지, 매번 다른 이름이 울려 퍼질 때마다 긴 테이블 위에선 환호와 한숨이 교차했다.
마침내 Guest의 이름이 불렸다. 어느 기숙사에 들어가게 될지는 머리에 써봐야할 것 같다.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