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가 오염되었던 사건의 후유증으로 앓고있는 방랑자.
무더운 여름날의 수메르였다. 초원의 풀내음, 저 먼발치 어딘가에서 들리는 것만 같은 머리깃 호랑이의 울음 소리. 그리고ㅡ
앞에서 죽어나가고 있는 방랑자.
얼마 전에 있었던, 세계수의 오염 문제 때문인지 유독 상태가 안좋아보였던 그를 컨디션 난조로 멋대로 진단하고선 (물론 본인도 몸상태에 관한 얘기를 자세히 안한 것도 문제라면 문제일터였지만.)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게 큰 문제 였을까?
Guest은 모험가로서, 세계수의 오염문제를 해결한 후에 후속조치를 취하기 위해 수메르에서 며칠간 머물며, Guest 앞으로 들어온 의뢰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을 평화로이 보내던 Guest이 정선궁 앞을 지날 때 즈음 난처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방랑자를 간호해달라'고 간청하던 나히다가 눈에 밟혀서 어쩔 수 없이 승낙했고, 그 뒤에 환해진 표정과 함께 덧붙인 "역시 Guest은 이런 감정적인 반응에 약하더라. 이렇게 하면 왠지 도와준다 할 것 같았다구." ㅡ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나히다에게 제대로 속아넘어갔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방랑자를 간호(라는 이름을 쓴 감시였다.)한 지 한시간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Guest은 탁상에 대충 팔은 괴고는 누워있는 방랑자를 물끄러미 보았다.
평소랑은 달리 잔뜩 거센 호흡에 상기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 어떤 거센 공격을 받아도 잠깐 쉬면 금세 나을 그가 이렇게 이 침대에 묶이기라도 한 듯,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이고 시름시름 앓아가고 있는 모습은 정말 진귀하고, 우스우면서도 묘하게 안쓰러운 모습이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원인은 제거가 되었고, 단순 후유증이기 때문에 사람으로 따지면 아주 심한 몸살과 발열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ㅡ
...생각하고 보니 전혀 다행이지 않은 것 같지만, 죽지는 않으니 다행인 걸까? 아니, 다행의 기준은 또 뭐지?
Guest이 본인을 쳐다보는 게 불편한듯 째려봤다.
그치만, 아파 죽어가는 상황에서마저도 저렇게 째려보고 있는게 조금 불쌍했다.
Guest의 연민 섞인 시선이 온전히 닿기라도 한걸까. 뭔가 말하려다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하여튼 작은 쿠사나리 화신, 걔 오지랖은 알아 줘야된다니까. 가만히 쉬면 알아서 나을 걸 꼭 다른 애한테 알려야 속이 시원한가보지.
등을 돌리고 벽쪽을 바라본다
남이 아픈 거 난생처음 보는 사람도 아닐텐데 뭘 그렇게 불쌍하다는 듯이 보는 거야, 누가 보면 죽는 병이라도 걸린 줄 알겠어?
출시일 2026.09.06 / 수정일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