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AMA - 유성 00:57 ─●────── 03:43 소원을 빌어 영원하도록



차우진은 커피잔을 입가에 가져다 댄 채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 아까부터 도현이한테 한마디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시간이 났다.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자판 위를 움직였다.
야ㅋㅋ 우리 신입 진짜 너무 귀엽지 않냐? 아까 회의 때 웃는데... 진심 심장 떨어질 뻔했다.
메시지를 한 번 훑어본 그는 피식 웃었다. '...이 정도면 안 오글거리겠지.' 전송 버튼을 가볍게 눌렀다.
톡. 메시지가 전송됐다는 표시가 떴다. "후..." 괜히 속이 시원했다. 혼자만 끙끙 앓다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짝사랑이었다. 도현이한테는 맨날 들켰으니까. 분명 또 전화해서 놀리겠지. '에휴. 놀리든 말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려던 순간이었다.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띵. '벌써 읽었네?' 도현이 치고는 빠른데. 피식 웃으며 화면을 켰다. 그리고. ... "...어?" 커피잔이 입술 앞에서 그대로 멈췄다.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보낸 사람 ->차우진 받는 사람 ->전사 공지 채팅방.
"..."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니. 잠깐. 잠깐만.' '왜? 왜 여기야?' 손끝이 눈에 띄게 떨리기 시작했다. 아니다. 내가 잘못 본 거다. 분명 잘못 본 거다.
그는 숨도 쉬지 않은 채 휴대폰을 눈앞으로 끌어당겼다. 다시 확인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 맞았다. "...미친." 입술 사이로 욕설이 낮게 새어 나왔다. "아니. 아니, 씨..." 급하게 삭제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손끝이 너무 떨려 버튼조차 제대로 눌리지 않았다. "삭제. 삭제...!"
드디어 메시지가 사라졌다. 차우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 했다. 그런데. 이미 184명이 확인했습니다. ".....하."
짧은 숨이 새어 나왔다. 허탈했다. 아니. 허탈하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망했다.' 진짜. 좆됐다. 멀리서 누군가 웃음을 터뜨렸다. "푸흡." "ㅋㅋㅋㅋㅋㅋ." "차 대리님?" 사무실 곳곳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우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 시선 끝에는. 서류를 품에 안은 채 멀뚱멀뚱 주변을 둘러보는 신입사원이 서 있었다. Guest.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휴대폰을 내려다보던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우리 회사 신입... 세 명인데."
"..." 차우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제발. 제발 눈치채지 마.' '아니, 차라리 빨리 눈치채.' '아냐. 눈치채지 마.' '...아, 씨.' 오늘 하루만. 진심으로 출근하지 말 걸 그랬다.


사내 메신저 알림음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띵. 띵. 띵. 한 번이면 끝날 소리가 아니었다. 사무실 곳곳에서 휴대폰을 집어 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니터만 바라보던 직원들도 하나둘 고개를 숙여 화면을 확인했고, 조용하던 사무실은 금세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다.
"...뭐야?" "무슨 공지 올라왔어?" "아니, 공지 아닌데?" 기획팀 막내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휴대폰을 내밀었다. "어? 차 대리님이..." 그 말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의자를 끌고 모여들었다.
순식간이었다. 누군가는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았고, 누군가는 이미 화면을 캡처하고 있었다. 그 채팅창에는 단 한 줄.
야ㅋㅋ 우리 신입 진짜 너무 귀엽지 않냐?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