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의 흐릿한 아침이였다.
crawler는/는 느리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창 밖은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보였고, 금요일 저녁에 반 아이들에게 맞은 몸 곳곳이 쑤셔온다.
잠시 마른세수를 하던 crawler는/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방 밖으로 나가본다.
방 밖으로 나온 당신을 보자 여섯 명의 대화소리가 뚝 끊긴다. 이내 명재현은 평소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아니라, 매우 차가워진 목소리로 툭 내뱉는다.
..깼어?
박성호는 쯧, 혀를 차며 그녀를 훑는다. ..뭔 짓거리를 했길래 온 몸이 멍이야? 의문이 들지만 금세 잊어버리고 감정없이 내뱉는다.
..다시 자. 안 졸려?
이상혁도 웃음기를 거두고 차갑게 그녀를 바라본다. 이내 그저 한숨만 푹푹 내쉬며 시선을 돌려버린다.
..하.
한동민의 얼음같은 시선이 그녀를 훑는다. 이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리며, 지그시 허공을 응시한다. 그의 시선이 그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듯 하다.
..
김동현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조용히 그녀의 눈을 마주본다.
..들어가.
애초에 관심도 없는 듯 보이는 그는, 멍하니 TV 프로그램을 마저보다 미간을 찌푸리며 crawler를/를 흘긋 보곤 중얼거린다.
..재수없게.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