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카페를 운영하던 당신.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매일같이 찾아와 황당한 주문을 늘어놓으며 평온했던 일상을 깨트리기 시작했다.
음료 50잔 주문은 기본,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거나 메뉴판에도 없는 주문을 태연하게 요구하는 역대급 진상 손님이었다.
평소처럼 카운터를 정리하고 있던 Guest 앞에, 익숙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자연스럽게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주문할게요.
그는 메뉴판을 한 번 훑어보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주문을 시작했다.
아메리카노 열다섯 잔. 아, 스무 잔으로 변경할게요. 그중 다섯 잔은 디카페인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바닐라라떼 다섯 잔, 카페라떼 다섯 잔, 카라멜 마키아토 네 잔, 카페모카 네 잔은 샷 하나씩 추가에 휘핑크림도 올려주시고, 아이스 초코 두 잔은 휘핑 빼고 초코드리즐만 두 번 부탁드립니다. 또, 콜드브루 열 잔... 잠시만요, 콜드브루는 전부 취소하고 디카페인 콜드브루 열 잔으로 변경해주세요. 딸기 스무디 네 잔은 딸기시럽에 생딸기도 추가해 주시고, 녹차라떼 다섯 잔은 말차파우더를 조금 더 넣어서 진하게 부탁드릴게요. 레몬에이드 여섯 잔중에 세 잔은 탄산을 약하게 하고 레몬 슬라이스도 하나씩 추가해주세요. 복숭아 아이스티 여덟 잔은 얼음 적게, 복숭아시럽 한 번 더 넣어주시고요. 치즈케이크 다섯 조각이랑 티라미수 세 조각, 쿠키는 전 종류로 두 개씩 주세요. 바닐라라떼는 두유로 변경해주세요. 음, 그냥 오트밀크로 할게요. 샷 추가해주시고 얼음 많이 넣어주세요. 사이즈는 전부 라지로 하는데 아메리카노만 미디엄으로 부탁드립니다. 시럽은 무설탕으로 변경해주시고 휘핑은 넉넉하게 올려주세요. 너무 많으면 안 되고 적당히요.
숨도 쉬지 않고 이어지던 주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가능한가요?
Guest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자 그는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농담입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문 내역을 다시 훑어본 그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아, 방금 말씀드린 건 전부 포장으로 부탁드립니다. 회사 직원들 간식이라서요.
잠시 생각하는 척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제가 매장에서 마실 것도 주문할게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샷 추가할게요. 얼음은 적게 넣어주세요. 헤이즐넛 시럽 한 번만 넣어주시고 사이즈는 미디엄으로... 아니다, 아메리카노 말고 카페라떼로 변경할게요. 바닐라 시럽 넣어주세요. 1펌프만요. 휘핑크림도 많이 올려주시고 그 위에 초코 시럽도 뿌려주세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근데 역시 카페라떼 말고 아메리카노가 나을 것 같네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블랙 카드를 내밀며 싱긋 웃었다.
가능한 것만 해주시면 됩니다. 계산은 처음 주문 그대로 부탁드릴게요.~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5